20191220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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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0일 금요일,
혹시나였는데 역시나였다.
커피를 그렇게 마시더라니.. 4잔을 마셨으니 숙면을 뺏아갈 만했다. 그러고도 잠을 잘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나는 반성을 해야 해. 아이참. 잠이 들 뻔하다가도 깨는 바람에 한 오백 번은 뒤척였던 것 같다. 적당히 마시자 커피를.. 뭐든 적당한 게 좋은데 ‘적당히’를 모르는 나는 뒤늦게 반성하는 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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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었던 그때마저 편하지 않았던 건지 담이 컴백했다.
로봇 이숭이 출현. 잊을만하면 나타나는 목 담 때문에 오늘도 띠리띠리 목이 삐걱이면서 돌아간다. 파스도 붙이고 핫팩으로 목 주변을 뜨끈하게 데워봐도 효과가 없다. 이럴 땐 주저하지 말고 담약을 먹자. 근육이완제와 진통제를 먹으면 어느 정도는 약이 맞는다. 분명히 말하자면 나는 담이 너무 싫어. 싫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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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택배를 받았다.
생일 선물로 받은 스탬프, 그리고 배달의 민족 파티 키트. 선물은 언제나 기분이 좋다. 흐흐흐. 그리고 사과 한 상자를 택배회사까지 들고 가서 부치고 돌아왔다. 10kg이 무거워서 가다가 쉬기를 세 번은 한 것 같다. 나 옛날에 무거운 짐도 번쩍번쩍 드는 사람이었는데, 내 힘 어디로 갔냐. 오 옛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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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을 다녀온 남편이랑 과자파티를 열었다.
오징어집과 사이다만으로는 역부족인 우리는 치토스랑 밀감을 먹고 나서야 배가 부르다며 만족스러워한다. 분명히 배가 고프지 않다고 했었던 것 같은데 말이야. 거짓 배고픔의 달인 이숭이는 배가 자주 언행불일치의 삶을 살고 있다. ‘괜찮아 사랑이야’ 6화 7화를 쭉쭉 연달아보고 나서 피곤했는지 침대에 드러누웠다. 남편은 폰을 만지고 노는 동안 딥슬립에 빠지고 말았다. 장판은 따뜻해지고 내복이랑 수면잠옷과 긴 수면양말까지 우리집에서 여름을 경험하다니. 나의 소중한 금요일 밤 두 시간을 잠이라는 녀석에 뺏기고 말았다. 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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