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_
_
1월 18일 토요일,
어젯밤 기억이 안 날 정도로 픽 쓰러져 잤다.
남편이 폰을 가지고 노는 동안에 수면 안대를 꼈다. 온통 캄캄한 세상이 찾아온 덕분에 불이 켜져 있는 줄도 모르고 잤다. 잠깐 깬 것도 방금 남편이 말해줘서 알았다. 나 피곤했나 봐.
.
알람이 울리더니 남편이 일어났다.
아침부터 옷장을 열어서 입고 갈 옷이 없다며 타령을 하다가 부모님 일을 도와드리러 나갔다. 찐빵 하나를 데워주고 배웅해주고 다시 이불속으로 쑝. 2시간 정도 누워있다가 몸을 일으켰다. 집인데도 추워서 도톰한 옷을 껴입고 수면양말에 담요까지 꽁꽁 걸쳤다. 으 추워라.
.
빨래를 돌리고 어푸어푸 씻는다.
어제 튀어나온 그릇들도 몇 개 정리를 하고 영화를 틀었다. ‘사랑하기 때문에’, ‘패딩턴’. 우유에 죠리퐁을 말아먹으면서 패딩턴 곰돌이에 빠져버렸다. 순간 호주의 동물들이 생각났고 코알라랑 쿼카도 스쳐 지나간다. 호주의 숨은 영웅이라던 웜뱃. 어제 둘이서 웜뱃 사진을 보면서 귀엽다고 깔깔깔. 산불 때문에 도망친 동물들이 웜뱃의 땅굴로 피신을 했는데, 웜뱃은 내쫓지 않고 보살펴줬다는 소식을 들었다. 작은 몸집인 줄 알았더니 70~120cm나 된다. 귀엽고 고맙고 놀랍고. 신기한 건 웜뱃의 똥이 정육면체라는 사실. 낄낄낄.
.
저녁에도 영화를 봤다.
라라랜드 같은 걸 보려다가 기승전스릴러. 스릴러는 혼자서 거의 안 보는 장르라서 같이 보면 더 재미있는 것 같다. ‘해빙’을 보면서 반전과 결과를 미리 예측해보는 우리.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더니 스릴러 3년 차는 진범을 가려낸다? 캬캬캬. 한 편으로는 부족한지 써프라이 통닭을 시키고 ‘올드보이’를 보는 우리. 유명한 영화들을 이제야 보다니. 음악이며, 카메라 앵글, 내용, 대사 모든 게 대단하다. 몰입도 최고.
.
남편은 정리 왕이다.
틈틈이 벽장, 창고, 서랍장들을 열어서 물건들을 정리한다. 내가 잘 못하는 영역이기도 한 정리력. 그가 가지고 있어서 우리집이 정말 정말 다행이다. 휴우. 필요 없는 물건들을 벼룩시장에 내다 팔아볼까나. 오늘도 도전하는 동생의 엠씨더맥스 티켓팅. 신분상승을 위해 광클릭을 해보자.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