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21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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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1일 화요일,
중저음의 그녀 이숭이.
동률님 목소리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낮은 톤으로 입을 뗀다. 잘 잤냐는 인사도, 조심히 다녀오라는 말도 모두. 지금과 예전의 모습이 너무 낯설게 느껴질 정도로 다른 사람이었다. 나 참 밝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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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한 잔을 마시고 컴퓨터를 켰다.
예전부터 보고 싶었지만 재생 키를 누르지 않았던 ‘빌리 엘리어트’. 오늘은 이 영화만 눈에 들어오길래 냉큼 틀었다. 영화 첫 장면부터 빠져든다 빠져들어. 턴 테이블에 흘러나오는 노래도, 꼬마도, 꼬마가 입은 쨍한 색깔 옷도. 그냥 다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꼬마가 어쩜 연기를 잘하는지 반해버렸는데, 아 글쎄 이 배우(제이미 벨)가 설국열차에 나오는 ‘에드가’였다니. 발레 선생님은 맘마미아에 나오는 배우였다니. 맙소사. 이 영화는 남편이랑 다시 봐야지. 하나하나 곱씹어 보면 생각할 게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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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출장을 다녀온 남편은 몹시 피곤해 보인다.
저녁은 닭고기로 파티를 열고, 커피 한 잔까지 야무지게 들이켜는 우리. 딸기주스랑 민트초코까지 마셨다. 호로록. 꼬물꼬물 젤리까지 먹더니 이제는 옆에서 사각사각 사과를 먹고 있다. 잘 먹지 않던 바나나에 빠진 나는 내일도 바나나를 먹을 테야. 잘 익은 바나나 하나에 기분이 좋은 나는, 바나나에 반하나 안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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