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31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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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31일 금요일,
아침이면 쑥 가래떡을 만날 수 있다.
조용한 집에서 뜨거운 온도에 들릴 듯 말듯한 소리가 들린다. 피융피융. 떡이 내는 소리가 귀여워서 피식거린다. 오늘만 다녀오면 주말이니까 힘내라는 말을 건네고 인사를 나눴다. 좀 이따 만나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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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차 홀릭.
오늘도 내 옆엔 현미차가 있다. 호호 불어가며 마시고, 몸에 수분을 채웠다. 많이 마시는 만큼 화장실도 들락날락거리지만 물 마시는 하마가 된 것 같아 만족스러운 내 모습. 점심으로는 강정 세 개, 달걀 하나, 바나나 한 개를 먹었다. 봐도 봐도 좋은 ‘리틀 포레스트’를 틀었다. 음식, 자연, 계절, 음악이 주는 최고의 위로. 볼 때마다 설레고 기분이 좋아진다. 나도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먹어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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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내게 밖에 나갈 때 마스크를 꼭 하라며, 손을 자주 씻으라고 하셨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마스크와 손 세정제/소독제가 품절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 엄마도 고모도 다 못 사고 돌아왔단다. 박스채로 사재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마트에 가도 다 팔려서 다시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언제까지, 얼마나 더 확산될지 알 수 없는 불안함이 더 무섭게 만든다. 빨리 사라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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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랑 별개로 바깥 음식이 먹고 싶은 날.
돈까스, 떡볶이, 통닭 세 가지 후보를 알려주고 결정은 남편이 했다. 후라이드 참 잘하는 집의 후라이드랑 간장 반반, 그리고 감자튀김을 하나 시켰다. 통닭이 도착하면 개다리 춤을 추는 남편. 캬캬캬. 양이 적었지만 나름대로 포만감을 느끼는 우리. 밀감을 까먹고 영화 ‘의뢰인’을 보면서 금요일 밤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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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요즘 스케치업 프로그램에 빠져서 목공 설계도를 컴퓨터로 그리고 있다. 종이에 끄적이다가 프로그램을 돌려서 나온 설계도는 고급지고 멋있다. 설계 전용 컴퓨터가 사고 싶다나 뭐라나. 사고 싶은 게 하나 더 늘었다. 오늘도 로또가 정답일까. 아무튼 1월의 마지막 밤도 안녕. 잘 가라 1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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