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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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6일 일요일,
주말엔 늦잠을.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늦잠꾸러기. 8시부터 울려대는 알람 소리에 남편을 깨운다. 일어나서 얼른 나무를 하러 가라고 등 떠미는 나. 취미활동을 하는 시간이 부족할까 봐 괜히 재촉을 해본다. 오늘은 쉬고 싶은지 이불 애벌레가 되는 남자. 나무꾼이여. 나무를 하러 가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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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 간식을 준비했다.
집에 팬케이크 가루가 넉넉하게 있는 줄 알았는데 1인용 밖에 없다. 더 사 올까 하다가 있는 거로 만들어본다. 크기는 작게, 양은 많이. 다행히 과일도, 삶은 달걀도 있고 어제 스타벅스에서 사 온 카스테라도 있다. 모자라면 배를 깎아 먹어야지. 생크림이랑 팬케이크 모양은 삐뚤빼뚤해도 만드는 과정이 즐겁다. 느긋하고 여유로운 우리의 브런치 타임. ‘또 오해영’은 7화 상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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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오전에도, 오후에도 목공놀이를 이어 나갔다. 대패질을 할 공간이 필요해서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화장은커녕 머리도 감지 않은 나는 꼬질꼬질하게 따라 나갈 생각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남편 친구네 가족을 만나기로 했다. 날 것의 모습은 부끄러워 비비크림을 바르고 앞머리를 폈다. 똥머리에 분홍색 양말, 분홍색 티를 입은 핑크걸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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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는 중국집, 2차는 우리집.
손님을 만나면 양꼬치 가게나 중국집에 가는 편이다. 둘 다 집이랑 가깝고 맛도 좋다. 손님 덕분에 더 다양하게 먹을 수 있다. 꼬마들이랑 탕수육 파티를 하고, 집에서는 커피랑 과일 파티를 열었다. 이야기 주제는 목공놀이와 사업 아이템, 먹고살 궁리들, 캠핑과 코로나 등등이 나왔다. 어느새 8시가 넘어서 작별인사를 나눈다. 집 정리를 하고 거실에 자리를 잡은 우리는 각자 할 일을 하는 중이다. 목공놀이를 끝낸 남편은 이제 발레 그림을 그리고, 나는 발가락 까딱거리면서 일기를 쓴다. 이번 주도 잔잔하게 잘 보냈다. 헤헤. 근데 왜 나 배가 고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