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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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8일 금요일,
핫팩과 진통제 한 알 덕분에 잘 잤다.
아침에 남편이 내게 말했다. ‘이숭이는 참 잘 자네. 머리만 닿으면 바로 잠드는 거 같아.’ 그러고 보니 3분도 안 걸렸던 꿈나라 입성. 그 꿈에 나는 개강일이라 친구들이랑 학교를 가고 있었다. 놀다가 수업을 빼먹은 건 비밀. 갑자기 놀고 놀았던 대학교 생활이 그리워진다. 아무래도 이 꿈은 상황 때문에 못 누리고 있는 졸업식, 입학식의 주인공들이 걱정돼서 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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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에 영향을 받는 나는 축 처진다.
보리차를 마시면서 그냥 그냥 보내는 시간들. 영화를 보려고 재생을 눌렀다가 몇 번이나 집중이 흐트러졌다. 다른 영화를 틀어도 또 멈춘다. 오늘은 영화를 보면 안 될 것 같다. 속보는 계속 터져 나오고, 마스크에 집착을 하다가도 체념을 하기도 했다. 수출규제도 했고, 언젠가 내 손에 들어오겠지. 가정마다 10개씩 나눠준다던 마스크는 2개만 돌아왔다. 이거라도 어디야.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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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걸려오는 엄마의 전화.
운동을 등록할 거라고 했더니, 사람 많은 데는 가지 말라고 하신다. 3월에는 부디 바깥공기를 쐬게 해주시와요. 이 좋은 봄날을 못 느끼는 게 너무 아쉽단 말이에요. 부디 부디, 우리 모두에게 봄을 선물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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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곡밥을 안쳤다.
곤드레밥을 하려고 레시피를 찾아봤더니 꽤 오래 물에 담가야 한다. 시간이 부족하니까 패스.. 메뉴는 된장찌개, 어묵볶음, 진미채 볶음, 콩나물무침, 양배추 샐러드와 튀김들. 남편이 좋아하는 진미채를 양념에 버무렸다. 퇴근해서 씻는 동안 반찬 하나를 더 만들 시간이 생겨서 갑자기 달달하고 매콤한 어묵볶음. 그리고 엄마표 튀김을 심하게 데웠더니 이가 아플 정도로 바삭했다. 어쩌다 보니 ASMR대장으로 변신한 우리. 든든하게 차려진 저녁밥상이 꽤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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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꿈나무의 탄식이 들려온다.
이 소리는 뭔가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내는 소리. 나무를 주문해서 일주일 만에 왔는데, 덜 도착했다고 했다. 저번부터 만들고 싶어 하던 목공 작업은 오늘도 패스. 나무가 빨리 와야 할 텐데. 그냥 커피나 마십시다 우리. ‘또 오해영’ 17화를 보면서 그냥 걱정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