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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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9일 토요일,
알람이 없어도 되는 토요일이다.
일찍 잠든 나는 웬일로 일찍 깼고, 새벽 2시 반까지 놀다 잠든 남편은 이불이랑 하나가 되었다. 날도 흐려서 늦잠자기 딱 좋은 분위기였다. 세탁기를 돌리고 옷을 개는 우리. 어젯밤에 툭 튀어나온 토스트 얘기에 점심이 결정됐다. 빵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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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협동의 시간.
남편은 식빵을 구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동네빵집으로 향했다. 나는 마트에 가서 양배추랑 파, 양파, 파스타 소스 등 식재료를 사 왔다. 어째 매일 식비, 생활비가 나가는 것인가. 비상식량을 산 건지, 그냥 하루 식량을 산 건지 헷갈리는 건 왜 일까. 흐흐흐. 양파, 당근, 양배추 채 썰기와 토스트 재료 쌓아 올리기는 남편이, 계란말이랑 설거지는 내가. 확실하게 분업화된 우리의 토스트였다. 그중에 두툼하게 만든 건 내 거. ‘또 오해영’ 최종화를 보면서 먹는 토스트는 행복 그 자체였다. 커피는 또 어찌나 잘 어울리는지. 누가 뭐래도 나는 해피엔딩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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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가 쌓였다.
오늘만 해도 상자가 4개다. 손 소독제와 세제 같은 생필품들이 따로 발송되다 보니 상자 양이 많아졌다. 마우스 딸깍딸깍으로 집에서 편하게 받는 물건들을 보면서 택배 기사님들의 노고가 느껴지곤 했다. 남편이 주문한 나무는 오늘도 오지 않아서 목공 작업을 못 하고 있다. 있는 재료로 뚝딱뚝딱 윙윙거리는 남편과 애니메이션 ‘붉은 돼지’를 보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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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따로 보내는 각자의 시간들.
결혼하기 전에, 우리는 서로에게 자주 질문을 했었다. 결혼하면 바라는 게 있냐고? 그는 개인 시간을 존중해 달라고 했다. 워낙 취미가 많은 사람이기에 이해하겠다고, 그러겠다고 했다. 결혼한 지 2년이 넘은 우리가 잘 지키고 있는 것 중의 하나. 덕분에 우리는 평화롭게 잘 지내고 있다. 충분히 감사해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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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뭘 먹을까’ 고민에 빠졌다.
식재료를 사놓고 시켜먹는 청개구리들 등장. 선물 받은 기프티콘으로 교촌치킨을 시켰다. 유재석님이 좋아하는 허니콤보를 먹는다. 감자랑 콜라도 먹었지만 생각보다 양이 많아서 배가 부르다. 2월의 마지막 날은 통닭과 스릴러 영화 ‘사라진 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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