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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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1일 화요일,
달력을 보면서 흠칫 놀랜다.
3월 마지막 날이라니. 3월이 끝났다니. 내일이 4월이라니.. 줄곧 집에만 있었는데, 아직 찬바람 쌩쌩 부는 한겨울인 것만 같은데. 유난히 이번 봄은 빠르게 지나가는 듯하다. 아쉬운 마음 한 가득으로 시작하는 오늘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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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출근하고 나서 8시 40분까지 누워 있었다.
이제 전기장판, 수면바지, 도톰한 이불이랑 작별을 해야 할까. 자다가 더워서 이불을 걷어차고는 새벽에 추워서 다시 이불을 덮고 자는 날들의 연속이다. 거실로 나왔다. 오늘은 어제보다 더 열심히 몸을 풀었다. 시계를 맞춰놓고 실내 자전거를 탔다. 20분, 8km를 달렸더니 땀이 쭉쭉 흘러내린다. 맞다, 나 땀 되게 많지.. 운동 조금 했다고 기분이 좋은지, 씻는 동안에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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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은 버섯야채죽을 데워 먹었다.
영화 ‘매기스 플랜’을 보는데 왜 이리 집중이 안 되는지 겨우 다 봤다. 에단 호크의 역할이 마음에 안 드는 영화는 또 처음이네. 빈둥빈둥 시간을 보내고 어느덧 저녁밥을 할 시간이 됐다. 밥부터 안쳐놓고 부추를 꺼냈다.
싱싱해서 손질하기 편했던 부추에 참기름, 깨소금, 고춧가루, 간장을 넣고 신나게 열심히 무친다. 메뉴는 봄동 된장찌개, 부추무침, 감자채 볶음, 양배추 샐러드와 스팸햄구이. 원래는 부추 비빔밥이었는데 갑자기 바뀌었다. 밥 위에 부추무침을 올리고 김이랑 싸 먹어도 맛있고 그냥 먹어도 맛있다. 당분간은 양배추와 부추와 감자가 우리집을 지킬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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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빠한테서 영상통화가 걸려왔다.
이서방 얼굴이 오랜만이라 더 반갑게 안부를 건네신다. 통화의 궁극적인 목적은 뱅어포(실치포)를 인터넷으로 사고 싶은데 잘 안 된다며 대신 주문을 해달라는 것. 눈이 빠지도록 폰을 붙잡고 있었다. 후기들을 비교하는데 뱅어포 상태가 복불복 같아서 쉽게 결제를 못 하다가 겨우 끝냈다. 남편은 내 무릎을 베고 잠깐 눈을 붙이고, 좀 전에는 인터넷으로 커피와 식재료를 주문했다. 이제는 한밤의 라이딩 중. 잔잔하게 잘 지나간 오늘, 그리고 3월의 마지막 날. 잘 가라 3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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