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1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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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일 수요일,
떡이 똑 떨어졌다.
떡 대신에 삶은 달걀 두 개, 사과를 챙겨주는 아침. 부엌 정리를 하고 물 한 잔을 들이켠다. 따뜻한 물이었는데도 간밤에 쌓인 갈증이 쑤욱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남편한테도 따뜻한 물을 건네고 엘리베이터 문 앞까지 배웅을 한다. 벌써 시작된 4월도 사랑한다고, 사랑하자고, 고맙다고 보내는 문자 한 통에 마음의 온도 1도가 더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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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에 이어 자전거를 탔다.
긴팔, 긴바지도 더워지는 4월. 20분, 9km를 달렸더니 땀이 뚝뚝 떨어진다. 안 씻을 수 없을 정도의 몰골이라 바로 샤워를 하러 갔다. 내일부터는 더 가볍게 입고 운동을 해야겠다. 나름 운동을 했다고 단백질을 찾는다. 삶은 달걀 한 개랑 우유 한 잔으로 배를 채웠다. 흐렸던 하늘이 점점 맑게 개고 있어 오후엔 세탁기를 돌렸다. 빨래를 널고 집 곳곳을 돌아다니는데 반팔을 입어도 춥지 않다. 벌써부터 대구는 따뜻해지기 시작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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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도 빼먹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누워서 잠이 들었고 5시 반쯤에 눈을 떴다. 밥을 짓고 어제 반찬들이 다시 나온다. 양배추 샐러드, 부추무침, 감자채 볶음과 김, 왕교자 찐만두. 남편은 고추냉이 소스에 콕콕, 나는 고추냉이 소스랑 초간장에 콕콕 찍어 먹었다. 내일은 감자로 반찬을 만들어야겠다. 후다닥 설거지를 끝내고 영화 ‘더 셰프’를 틀었다. 레몬청 레몬이 여전히 쓴 맛이 나서 설탕을 더 넣어 마셨다. 열심히 만들었다고 해서 다 맛있는 건 아니네. 헤헤. 4월도 잔잔하고, 평범하게 쭉 흘러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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