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3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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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일 금요일,
제일 희망적인 날.
금요일이라서 좋은 날. 아쉽게도 바이오리듬이 좋지 않았다. 유난히 뒤척이고 깊은 잠에 못 든 밤의 이숭이. 잠깐 자다가도 금세 깨어버린다. 새벽에 폰을 몇 번이나 본 걸까. 머리도 아프고 눈이 시려서 잔뜩 찌푸려진다. 그럼에도 남편은 잘 자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 쿨쿨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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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 반쯤에 매트 위로 올라갔다.
어제처럼 몸을 풀고 이리저리 움직여본다. 부들부들 떨면서 플랭크 자세도 해보고, 엉덩이와 꼬리뼈로만 균형을 잡은 채 팔과 다리를 쭈욱 들어 올렸다. 1부는 버텼을까? 컴퓨터 앞에 앉아서 놀다가 영화 ‘아빠는 딸’을 틀었다. 자전거 씽씽씽 시-작. 운동할 때 보는 영화는 너무 진지하지도, 슬프지도, 자막도 아닌 한국 영화가 적당하다. 킬링타임으로 보긴 했지만 바디체인지 컨셉은 이제 좀 식상한 것 같다. 어느새 40분, 16km 달리기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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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도 별 일 없이 보냈다.
우유랑 달걀 한 개를 먹었고, 집에 온 택배를 정리하기도 했다. 제보받은 오징어 고시에 응시했지만 낙방을 했더랬고, 한참 동안 폰을 가지고 놀다가 낮잠을 잤다. 요즘 운동 조금 했다고 잠이 쏟아진다. 집이 추워서, 담요와 옷만으로 해결이 안 되길래 보일러를 잠깐 틀어둔다. 그 사실을 잊은 채 쿨쿨쿨. 깨서 거실에 나왔더니 후끈후끈 뜨거운 우리집이 되었다. 오메. 인중에 땀이 찰 정도라 반팔을 꺼내 입었다. 오메 이게 뭔 일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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볶음밥은 소리 없이 사라졌다.
갑자기 라면이 먹고 싶어서 신라면을 뜯는다. 식은 밥을 데우고 부추를 무쳤다. 부추 무침은 만들기 쉬워서 자주 먹고 있는데, 밥맛을 살리는데 큰 역할을 한다.(먹지 말아야 하는 걸까..) 어쨌든 미역을 넣고 계란도 넣고 보글보글 끓인 라면을 맛있게 먹었다. 라면인데도 잘 먹었다고 만족해하는 남편에게 무한 감사를. 영화는 ‘사바하’. 아이스커피로 목을 축이며 무서운 장면들을 이겨내는 용감한 우리..가 아니라 쫄보 두 명의 금요일 밤. 주말이다. 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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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그려야 할지 몰라서 그린 공룡그림.
이숭이가 그린 공룡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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