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10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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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0일 금요일,
오예 금요일.
따뜻하게 잤더니 꽤 좋은 컨디션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고양이 세수로 번뜩이는 순간도 좋고, 따뜻한 물 한 잔의 목 넘김도 좋고, 사각사각 사과 깎는 소리도, 톡톡톡 달걀 까는 소리도 좋은 아침이다. 금요일이라서 그냥 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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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복으로 갈아입기만 했다.
자전거를 탔어야 했는데 빈둥빈둥 세월아 네월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흐린 날씨 때문에 바깥공기가 다시 차가워졌다. 4월에 다시 등장하는 수면바지라니. 좋아좋아 아주 따뜻해. 점심으로 마들렌을 먹었다. 네 갠가 세 갠가 정신없이 입에 넣고 금방 다 먹어치웠다. 아무튼 계속 들어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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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에서 잠깐 잠이 들었다.
격동의 오후 한 시가 지나가고 다시 누웠다. 영화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를 본다. 현빈과 임수정은 1시간 45분 내내 한 공간에만 있다. 전개가 느려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나는 영화의 여백이라 생각했다. 두 사람의 대화, 빗소리, 공기 소리, 주변 소리에 집중하게 되는 고요함이 꽤 괜찮았다. 어느 날 한없이 가라앉을 때 꺼내보고 싶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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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한 남편을 반겼다.
오기 전부터 창 밖을 보며 우리 차를 찾아본다. 멀리서 보니까 다 비슷비슷하게 생겨서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수 십 대는 지나갔을 텐데. 현관문 쪽에 있는 거울을 보고 있을 때 남편이 들어왔다. 꽃이 눈에 들어온다. 프리지아가 다 떨어지고 없다고 장미랑 백합을 내 손에 쥐어준다. 갑자기 눈물찡 콧물찡 금요일이네. 헤헤. 저녁밥을 다 먹고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6화를 보는 밤. 뒷얘기가 궁금해서 매일 틀고 있는데, 오늘도 재미와 반전이 있어서 잘 봤다. 드디어 주말이다. 놀다가 자야지. 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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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오늘 대구 확진자 0명!!
다행이고 감사하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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