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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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9일 목요일,
6시 55분에 알람이 울린다.
1분이라도 더 자고 싶어 꼬물거리는 아침. 나는 7시에, 남편은 7시 4분에 일어났다. 피곤한 날이면 ‘오늘은 일찍 자자’라는 말을 하곤 한다. 하지만 거의 지켜지지 않는 말 중의 하나. 커튼을 열고 저 멀리 보이는 커피숍을 바라본다. 벌써 불이 켜져 있는 그곳은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형 사람들에게 자양강장제 같은 존재겠지. 모두들 굿모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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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시네마 ‘와즈다’ 상영 중.
사우디 아라비아에 사는 10살 와즈다가 자전거를 갖기 위해 세상에 도전하는 내용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자전거는, 이 나라에서는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운전을 할 수 없다. 이유는 아기를 가질 수 없기 때문이었다. 하. 그뿐만 아니라 남자와 함께 같은 공간에 있을 수도 없고, 한여름에도 히잡으로 얼굴을 가려야만 하며, 대중교통도 혼자서 이용할 수 없다. 여자이기 때문에 금지되는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불평등이 만연하는 곳에서 와즈다는 물음표를 가지고 행동하는 인물이다. 어쩌면 무슬림 여성들이 겪는 차별은 영화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현실이 훨씬 더 슬프고 답답할 것이다. 그럼에도 사우디 아라비아 최초의 여성 감독이 제작한 이 영화처럼, 용기를 내고 도전한 와즈다 덕분에 세상은 조금씩 변화하고 있지 않을까.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에 다시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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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챙겨 먹고 영화 ‘하모니’를 틀었다.
아침 일찍 몸을 풀었더니 몸이 꽤 가볍게 느껴진다. 복부 운동 두 세트만 했는데도 부들부들 떨리는 몸. 어우. 그거랑 별개로 집이 춥다. 어제보다 더 온도가 내려가서 추위를 이겨내지 못했던 이숭이는 페달을 씽씽씽 밟고 달리기 시작했다. 26분 12km 자전거 타기 완료. 땀을 잠깐 흘렸는데 계속 춥다. 운동을 끝내고 마주 선 거울 속의 나는 쌍콧물이 주르륵 흘러내리고 있었다. 씻고 나와서도 계속 나오는 콧물과 재채기. 감기가 오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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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오후에 갑자기 광주 출장을 다녀왔다.
그 사이에 나는 커피도 마시고 마들렌도 먹고 재채기도 하고. 비매너 대왕인 나는 비말 덩어리를 곳곳에 뿜어냈다. 저녁을 먹고 나서 빈둥빈둥 쉬려 했지만 드라마에 현혹된 자들. 기어코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5화를 보고 남은 하루를 꽉꽉 채웠다. 전기장판 틀고 자야지. 목요일도, 감기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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