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8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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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8일 수요일,
현관문에서 인사를 나눴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부엌으로 돌아가 정리를 하는데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마스크를 가지러 온 남편이었다. 1층까지 갔다가 다시 올라왔다고 했다. 마스크를 깜빡해도 마스크 없이 돌아다니는 날이 오긴 올까. 오겠지. 올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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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깅스로 갈아 입고 자전거를 탔다.
영화 ‘오늘의 연애’를 틀어 놓고 씽씽씽. 유치한데 끌 정도는 아니라서 운동을 하면서 같이 봤다. 다만 집중력이 떨어질 뿐. 1단으로 달리다가 에너지가 쌓이면 2단으로 바꿔서 페달을 밟는다. 49분, 17km 달리기 완료. 오늘의 간식은 달걀 한 개, 마들렌 두 개, 도넛 한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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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킹을 할랬는데 만들어 놓은 마들렌이 남아있어서 하루를 건너뛰기로 했다. 늘 잠이 쏟아지긴 하지만, 오늘은 심하게 잠에 취해버렸다. 식곤증인지 춘곤증인지 모를 피로감에 몇 시간을 잔 건지. 어우 피곤해. 요가를 다니던 날처럼 운동을 하고 나면 낮잠을 주체할 수가 없다. 일어나라 용사여. 일어나라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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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반쯤에 밥을 안쳤다.
메뉴는 어제 그대로 청국장찌개, 닭갈비, 부추 무침이랑 김. 그 많던 부추도 드디어 끝. 냉동실에 꽁꽁 언 국을 해동시키는 것보다 새로 끓이는 게 더 빠를 것 같았다. 표고버섯, 두부, 애호박, 양파, 김치를 넣고 끓인 청국장, 남은 닭갈비에 사리를 넣어 구웠다. 오늘따라 쭈우욱 늘어나는 모짜렐라 치즈. 후식은 디카페인 아이스커피와 ‘슬기로운 감빵생활’ 4화. 오늘도 우리는 잘 먹고 잘 놀았다. 안 깨고 잠만 잘 자면 만족스러울 오늘 하루.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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