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12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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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2일 일요일,
8시쯤에 눈이 떠졌다.
혼자서 폰을 가지고 놀면서 빈둥빈둥거리기. 남편은 정말 잘 자고 있다. 쌔근쌔근 깊이 잠든 소리가 좋은데 깨우고 싶은 건 왜일까. 괜히 뒤척이면서 깨우고 치대면서 깨우고 결국은 거실에서 뽀시락 뽀시락 거리는 소리로 깨웠다. 그때가 9시쯤이었나. 어제 같이 잠든 줄 알았는데 나는 눕자마자 잠들었고, 그는 새벽 2시 넘어서 잤다고 했다. 아, 깨워서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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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는 꽃향기로 가득했다.
백합이 잎을 펼칠지 궁금했는데 간밤에 물을 먹고 활짝 열었다. 장미꽃도 안개꽃도 백합도 안녕. 오늘도 우리는 빵을 만들어 먹겠지. 미리 해동해둔 식빵을 남편이 굽고 양배추채를 썰었다. 키위드레싱에 마요네즈랑 설탕, 올리고당을 섞어서 만든 소스는 이삭 토스트의 황금 레시피. 여기서 소스를 불에 졸여서 쫀득할 때 식빵에 펴 바르면 된다. 레몬에이드, 우유, 바나나까지 준비한 일요일 브런치. 매주 정말 열심히 만들어 먹는구나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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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부부의 세계’ 6화를 보면서 먹었다.
어우. 너무 복수의 칼날을 가는 전개 때문에 에너지가 많이 닳았다. 5화까지 좋았는데, 6화부터는 막장에 막장 내용들이라 실망한 우리였다. 드라마 한 편을 봤는데 왜 이리 지치냐. 잠깐 낮잠을 잔다는 게 그대로 2시간을 잤다. 남편은 옆에서 잠깐만 자고 폰을 가지고 놀았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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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8화를 틀었다.
봐야 할 것들이 많아서 바쁜 우리들. 은근히 웃겨서 빠른 시간에 드라마를 연달아서 보고 있다. 성대모사를 잘하는 남편 덕분에 웃음이 빵빵 터진다. 흡수력이 장난 아니여. 나만의 연예인일세. 그러다 저녁시간이라 파스타를 만드는 남편. 소세지랑 마늘은 듬뿍 넣은 미나리 페스토 파스타. 혹시나 양이 부족할 까 봐 육개장 하나도 꺼냈다. 후루룩 호로록. 9화까지 보고 나서야 일요일이 끝나가고 있음을 깨달은 상황. 잘 먹고 잘 쉬었는데 주말이 끝난 건 되게 아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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