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16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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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일 목요일,
월요일 같은 목요일.
난 이런 날이 참말로 좋더라. 이틀만 지나면 주말이 온다니,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장르에 상관없이 흥얼흥얼 마음대로 나오는 쥬크박스 이숭이였다. 우리의 아침은 늘 ‘굿모닝’으로 시작된다. 굿모닝. 혀 짧은 ‘따닸떠?’는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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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물김치가 먹고 싶다.
요가 이모의 새콤달콤한 물김치가 진짜 맛있는데. 요가학원을 안 나가고 있으니 예전에 먹었던 맛만 떠올려 볼 뿐이다. 반찬가게 물김치는 실패라 새로운 곳을 알아내야 하는데 은근히 쉽지 않다. 레시피를 보면 한 번쯤 시도는 해볼 것 같지만 아직은 별로. 갑자기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나왔다. 동네 마트, 근처 마트에 갔다가 실패를 맛보고 편의점에 들러서 삼각김밥이랑 젤리를 샀다. 무슨 상관관계인가. 결국 김치는 인터넷으로 주문을 했다고 하는데.. 입맛에 맞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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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엔 숙취처럼 누워 있었다.
담요와 이불을 꽁꽁 감고 눈을 붙인다. 그 자리에서 두 시간을 잤나. 꼬질꼬질한 모습으로 저녁을 차리고 꼬질꼬질한 모습으로 남편을 반겼다. 저녁은 불고기랑 상추쌈, 부추 무침과 양배추 샐러드. 간장 맛 불고기에 양파와 청양고추를 썰어 넣어 구웠다. 어제 사 온 녹색 상추를 씻어서 털털 털었다. 고기 위에 쌈장을 올리고 야무지게 쌈을 싸서 우리 입으로 쇽. 뭐든 맛있게, 뭐든 잘 먹는 남편 덕분에 오늘도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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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15화를 본다.
이제 두 편 밖에 안 남았는데 여전히 반전에 반전을 더하고 있다. 우리의 편견을 깨려고 세상에 나온 듯한 드라마였다. 신원호 PD님 대단해. 남편은 얼린 곶감을, 나는 맥주 사탕을 손에 쥔다. 각자 되게 열심히 먹는 두 사람. 맥주 사탕의 짜릿짜릿함과 새콤한 맛이 마음에 든다. 노란색을 보니 생각 많아지는 밤. 잊지 말자. 잃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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