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25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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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5일 토요일,
후다다닥 남편이 깨는 소리에 같이 일어났다.
그 시각 8시 50분. 부릉이 정기검사일이라 남편이 차키를 들고 나섰다. 시장에 들러서 사과를 사고, 동네빵집에서 빵을 사 와달라는 주문까지 해놓고 나는 집을 지키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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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쯤인가 시장에서 결제를 한 문자 알림이 떴다.
자동차 정기검사가 일찍 끝났나 보다. 이제 동네빵집에만 가면 되는데 오픈 시간이 아니라서 빵을 살 수가 없었다. 빵 대신에 김밥으로 바꾸고 다이소에 갔다가 남편이 돌아왔다. 요즘 그의 버킷리스트 중에 ‘파 키우기’가 있다. 흙까지 사 오는 거 보니 여보는 다 계획이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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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 미역을 넣은 라면과 함께 김밥을 먹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3화를 보면서 깔깔깔. 그러다 안타까운 사연에 씁쓸해지는 우리였다. 아이참. 남편은 친구랑 같이 부릉이 세차를 떠났고 나는 낮잠을 떠나기로 했다. 오늘도 책은 나의 수면제. 커튼까지 치고 쿨쿨 잤더니 저녁인 줄 알았다. 그들은 집에 잠깐 왔다가 다시 나갔고, 혼자 ‘이웃집 토토로’를 보면서 늦은 오후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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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할 것도 없이 저녁 메뉴는 양꼬치 구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양꼬치를 야무지게 구워 먹는다. 그들이 테라와 칭따오로 초록 세계를 만들 때 나는 꿔바로우를 접수했다. 꿔바로우 그릇이 비어갈 때 등장하는 육전 물냉면. 캬, 여기 맛집이네 맛집이야. 그리고 갑자기 과자파티가 열린 우리집. 고구마 과자, 오란다, 바나나킥 등등 사놓고 새우깡이랑 치즈과자만 뜯었다. 새우깡이 이렇게 맛있었나. 목 끝까지 차오른 느낌이 너무 싫은데, 오늘도 참 잘 먹고 지냈구만. 소화시키고 자고 싶은데, 눕고 싶어 진다. 소가 될 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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