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11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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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1일 금요일, 별의 별 증상이 다 나타났던 밤. 목과 속이 뜨거워지고, 곳곳에 붉은 반점 하나씩 때문에 간지럽고, 제일 심했던 건 허리 통증. 자면서 자세 때문인지, 아니면 허리가 아플 시기였던 건지 갑자기 결리기 시작했다. 오른쪽 허리가 뻐근해서 뒤척이다가 덩달아 잠도 설친다. 2시 반에 깼는데 5시 쯤 자러갔었나. 잠깐 깬 남편이 몇 번 팡팡 두드려줘서 괜찮아진 것 같았다. 어우. 허리야. . 대구가 26도란다. 30도만 해도 괜찮은 온도인데 더 떨어지다니. 예상치 못한 비가 내리고 컴컴한 상태에서 다시 눈을 붙인다. 기절하듯 잠들고 일어났다. 스트레칭을 하고 허리 위주로 동작을 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나무와 함께. 내 허리야 힘내라. . 당장에 집중하는 스타일. 좋아하는 거, 마음에 드는 거는 계속하는 스타일. 중간이 없는 스타일. 어제 먹은 떡국이 괜찮았는지 굴 육수를 내고 끓였다. 떡과 만두를 퐁당퐁당. 나물반찬이랑 호로록 먹으면서 영화 ‘발렌타인 데이’를 본다. 입덧 초기에는 컨디션 때문에 손도 못댔던 영화를 이제는 꽤 자주 보고 있다. 유명한 배우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지만, 그냥 그냥 볼 만했던. . 마트에 다녀왔다. 반조리 떡볶이를 사면서 남편이 먹고 싶다던 노래방 새우깡 한 봉지랑 우유 두 개를 사 왔다. 저녁 메뉴는 유부초밥과 떡볶이. 엇 그런데 남편은 비빔만두가 먹고 싶다고 하길래 만두로 정했다가, 갑자기 안성탕면이 생각난다고 했다. 그럼 유부초밥이랑 라면을 먹을까 하다가 퇴근한 그에게 한 번 더 물어봤더니 떡볶이를 먹자고 했다. 우여곡절 끝에 먹는 효숭이네 유부초밥이랑 떡볶이. 오늘도 잘 먹었다. . 네모네모 로직을 하고 남편은 세상 편한 자세로 드러누워 폰을 가지고 논다. 그의 유튜브에는 공구, 말벌, 목공, 게임 등 다양하게 재생되고 있었다. 비좁은 자리에 치대던 이숭이는 고양이식탁 게임을 하다가 끌레도르 아이스크림을 꺼냈다. 사이좋게 나눠 먹는 우리. 초코에 반응하는 나무. 불을 머금은 목과 속. 새로운 주수의 시작. 우효 노래 모음. 그리고 신나는 금요일.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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