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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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9일 토요일,
[하루 늦게 쓰는 일기]
10시 반 쯤에 자러간 나무는 내가 자려고 누울 때 쯤에 맘마를 달라고 했다. 그 때가 1시 반이었더랬지. 그러고는 7시 반에 나를 깨우네. 천근만근인 몸을 이끌고 맘마를 먹인 후에 다시 재우려는데 바로 잘 생각이 없어보인다. 침대에서 딩가딩가하다가 딱 한 시간이 지나니 눈을 비비고 연신 하품을 쏟아냈다. 너도 나도 쿨쿨쿨. 섬에서 학교 생활을 하던 나는 무섭고 잔인한, 그러면서 서러운 일을 겪다가 도망치는 꿈을 꿨다. 무서워서 울고 불고 너무 힘들었어.. 자면서도 용을 썼는지 삭신이 쑤시는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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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식 먹는 시간이 돌아왔다네.
브로콜리도 맛있게 냠냠. 울기 전에 후딱 먹여야지. 80ml가 평균 양이 된듯 맛있게 잘도 먹네. 분유까지 170ml을 먹고 배가 부른지 기분이 몹시 좋아보였다. 나무야 그럼 우리도 맘마먹고 올게! 뭐먹을지 고민하다가 밥이랑 반찬을 꺼내서 간단히 먹고 외출 준비를 시작했다. 씻고 얼굴에 찍어 바르고, 남편고 씻고 나무 짐을 챙기고 하는 사이에 2시가 되었다. 나가기 전에 욕조에 물 받아서 간단히 씻겨서 뽀송뽀송해진 우리 아기. 자,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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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도 좋고 동네언니랑 아기랑 같이 카페에 갔다.
며칠 전에 갔던 카페로 고고! 우리는 아까부터 와플 와플 노래를 부르더니 갈 때까지 노래를 부른다. 핸즈커피 세천점. 여기의 아주 큰 장점은 예스키즈존이라는 것. 사장님도 아이를 키우고 있으신데다 아기손님도 적극적으로 환영하신다는 것. 이제야 보이는 수유실과 아기의자의 유무. 덕분에 카페 안에는 아기를 데리고 온 엄마 아빠들이 참 많다. 와플은 또 얼마나 맛있다고요. 공동육아로 신난 우리들은 서로의 아이들을 봐주면서 놀멍쉬멍. 걸음이 빠른 나무친구를 잡으러 다니고 고양이 보러 다니고. 아유 좋다. 나무도 카페에서 자고 먹고 놀고 잘 보내니까 좋더라. 커피도 맛있고 와플은 더 맛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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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언니 남편까지도 소환.
오후에 콧바람만 쐬고 올랬는데 저녁까지 먹기로 했다. 매번 뭘 먹을지 고민인 우리는 로제떡볶이로 결정! 무슨 맛일까 궁금하네. 핫도그랑 로제소스랑 잘 어울릴지 몰랐는데 너무 맛있지 뭐야! 다들 먹기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척척 움직인다. 남편은 순대를 삶고 김말이를 튀겼다. 나는 옆에서 막장소스를 만들고 세팅 샥샥. 맥주까지 짠!하고 벌컥 들이켜니 세상이 행복하고 멋지다. 행복이 별건가. 행복이 이렇게 가까이 있었다니. 행복이 넘쳐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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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가고 나서 우린 또 한마음 한뜻으로 움직였다.#남편은 설거지를 하고 나는 나무 목욕을 시킨다. 나도 씻고 나와서 정갈한? 마음으로 이유식 만들기 시-작. 나 대신에 미리 쌀가루를 물에 풀어놓고 있어준 그는 내게 바통을 넘긴다. 소고기단호박미음. 열심히 삶고 갈고 치우니까 12시가 됐다. 우리 아기도 고단했나 보다. 품에서 금방 잠든 거 보면. 하루 참 짧으면서도 길고 길면서도 짧은, 즐거웠다.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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