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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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6일 화요일,
콧물을 흘리고 웃음이 터져서 놀던 아기는 새벽 1시에 잠이 들었다. 내일은 아침부터 이동하느라 바쁠 거라고 모두의 잠을 재촉해본다. 하지만 그 때부터가 시작이었지. 나무는 30분마다 깼다. 뭔가 불편한 것 같아서 깨는데, 잠을 푹 못 자고 있었다. 울고 불고 소리를 지르다 겨우 재우면 30분 뒤에 또 일어났다. 콧물이 나고 코가 막히니까 숨쉬기도 힘들고, 콧물이 목으로 넘어가서 켁켁대는 모습을 보면 왜이리 짠한지. 아이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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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 반, 2시, 3시, 3시 반..
안아서 재우고 눕히면 얼마 후에 깼다. 엉엉엉 울면서 ‘나 너무 힘들다’고 말하는 것 같은 울부짖음이랄까. 발악을 해서 그런지 몰라도 몸이 뜨끈뜨끈해진다. 우리 다 밤잠을 설쳐가며 나무를 달랜다. 열을 재고 싶은데 짐을 미리 차에 실어놓는 바람에 체온계랑 해열제가 없네. 나중에 4시 쯤에 맘마를 먹이느라 안아 본 남편이 뜨거운 나무를 보고 놀래서 후다닥 차에 가서 가져왔다. 38도였다. 더 이상 오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해열제를 먹인다. 자면서 약을 쩝쩝 먹는 나무를 보니 또 다시 마음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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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계속 30분씩 깨어나서 결국 아침 7시가 되었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며 오전 일정을 뒤로 미루고 병원을 가보기로 했다. 그 때까지만 잘 참아줘 나무야.. 아기가 밤새도록 열이 나고 아픈데, 그만큼 고통스럽고 힘든데 엄마는 힘이 되어주질 못 했다. 안아주고 다독여주고 물로 적신 손수건으로. 몸을 닦아주는 것 말고는. 아기가 아픈 것도 속상했지만, 아기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딱히 없다는 게 더 속상했다. ‘그냥 내가 다 아팠으면’ 하는 마음을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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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소아과로 향했다.
나무는 38.6도까지 찍을 만큼 몸이 뜨겁다. 열 때문에 혹시나 요로감염일 수도 있으니 소변검사까지 했다. 다행히 단순 감기라는 말에 잠깐 안심을 하고는 콧물을 빼달라고 했다. 아기에게 먹여야 할 약 종류는 왜 이렇게 많은지. 아유. 우리 둘 다 아픈 아기 앞에서 어찌나 전전긍긍했는지, 같이여서 힘듦을 반으로 나눴다. 얼른 나았으면. 그러고 우리는 짐 한 가득을 싣고 시부모님댁으로 향했다. 아기를 어머님께 맡겨 두고 맘마먹을 시간과 약 복용 방법을 알려드리고 나왔다. 은행가서 일을 보고 삼덕동 햄버거가게에서 잠시나마 기분을 전환시켰다. 사운즈커피 크림라떼도 굿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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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서에 갔다가 다시 돌아갔다.
3시에 아기를 안고 통영으로 출발. 하필 장마철 비가 오는 날씨라 쉽지 않은 여정이겠지만, 우리의 목표는 조심히 안전히 통영에 도착하는 것. 다행히 나무는 얌전히 놀다가 차에서 맘마를 먹고 잠을 잔다. 휴우. 오랜만에 만난 엄마랑 아빠랑 같이 짐을 내린다. 여전히 사진보다는 작지만, 그래도 많이 큰 나무를 보면서 너무 좋아하신다. 꼼장어두루치기로 저녁을 먹고 나무 목욕, 이유식과 맘마까지 먹인다. 소고기미역미음은 70ml, 분유는 80ml을 먹었다. 쉽지 않은 약 먹이기. 다행히 아기는 9시 반부터 지금까지 자고있네. 밤새 잠을 못 잤으니 피곤했을 텐데 깨지말고 자렴. 다시 2시간을 달려 도착한 남편 역시 너무 피곤하갰지. 우리 오늘은 꼭 꿀잠자기로해요. 고마워요. 각자 잘 지내다 다시 만나요! 그렇게 시작된 친정라이프, 통영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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