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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숭이 Jul 21. 2021

20210719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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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9일 월요일,

10시에 할머니랑 자러간 나무는 30분 만에 깼다.

오 마이 갓. 바로 재우기 위해, 엄마는 내게 맘마를 타오라며 카톡을 보내셨음에도 대실패. 왜 일어나는 거야.. ‘불을 다 끄고 옆에서 토닥토닥 재우면 다시 잔다’는 엄마와 ‘그렇게 해도 결국 깬다’는 나의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2주를 겪어보니 나무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아기였고, 그렇게 졸려도 금세 깨서 한참을 노는 아기라는 걸 이제야 아셨다. 결국 한밤 중에 내 품으로 돌아왔다. 잠깐의 자유를 기대했던 나는 시원섭섭한 마음으로 나무를 안고 토닥토닥. 1시에 재웠는데 2시 반에 깨서 또 우네.. 아이참. 나무는 엉금엉금 기어와서 옆에 있는내 몸에 따악 붙는다. 팔을 베고 있는 이 아기를 보면 언제든 안아줄 수 있는, 품어줄 수 있는 엄마가 되어야 겠다고 다짐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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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초스피드로 등산을 다녀오셨다.

그 이유는 바깥음식을 먹으러 가기 위해서. 남들이 오기 전에 치고 빠지려는 우리의 작전은 통했는지 가게의 두 번째 손님이었다. 비냉 세 그릇을 시켜서 신나게 면치기를 즐기는 우리. 유모차에서 얌전히 잘 기다려준 나무야 고마워. 드라이브를 하고 나무그늘 밑에서 맘마를 먹인다. 떡뻥은 우리의 간식이 되었더랬지. 집으로 돌아오기 전, 수국길로 유명한 곳으로 향했다. 이미 꽃들이 졌을 시기임에도 산책을 갔는데, 하필 잠이 들고 말았네. 수국 옆에서 사진을 찍어도 쿨쿨쿨. 너는 기억이 없을 테지만 우리는 소중한 추억을 남겼지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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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엔 다들 낮잠을 즐기고 있을 때, 나는 공인인증서와 서류들로 싸움을 하고 있었다. 나무는 자고 일어나서 내 껌딱지로 변신했다. 어느새 밥 먹을 시간이 되어서 수육파티를 벌이고, 나무는 맘마를 먹고 나서 똥파티를 벌였다. 1일 3똥인 건 비밀. 흙으로 빚은 듯한 된 똥이 묽게 바뀌어서 안심을 하는 나. 그건 그렇고 빛의 속도로 한 그릇을 뚝딱 비우더니 분유도 신나게 먹어줘서 고마워. 열심히 만든 이유식을 잘 먹으면 기분이 너무 좋아. 조만간 중기 이유식도 열심히 만들어 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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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낮잠 30분이면 체력이 충전되는지 자다가도 금방 일어났다. 좀 전에도 9시에 잠들었는데 또 깼지 뭐야? 아이참. 근데 너무 피곤했는지 할머니 옆에서 다시 쿨쿨 잠들었네. 내일까지 잘 자주렴. 오늘도 귀여운 내 사랑. 꿈에서 토토랑 베베랑 아빠랑 엄마랑 같이 놀자. 10분만 자고 일어난다던 남편은 일어났나 오바오바. 대답하쇼 오바오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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