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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숭이 Jul 21. 2021

20210718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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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8일 일요일,

[하루 늦게 쓰는 일기]

우리는 모기장 텐트 생활을 시작했다.

이제는 모기한테 당당해질 수 있지! 주변이 신기한지 두리번 두리번거리는 모습도 귀여운 우리 아기. 10시까지 늦잠을 자고 일어나 남편이랑 처음으로 영상통화를 했다. 전화기 너머로 보이는 내 사랑. 남편도 웃고 아기도 아빠를 보며 웃는다. 그새 많이 큰 것 같단다. 2주만 참으면 만나니까 잘 지내고 있어요. 자, 우리는 맘마 먹으러 가자! 처음 먹어본 닭고기청경채미음. 윗니 하나가 뚫고 나와 이가 6개인 우리 나무는 이유식을 먹을 때마다 숟가락을 꾹꾹 물었다. 매 순간 무럭무럭 자라는 나무야 천천히 커주면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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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은 배달 어플로 빵을 주문했다.

엄마랑 사이좋게 샌드위치랑 빵을 나눠 먹었다. 찹쌀빵이랑 쫀득쫀득 우유빵도 함께. 요즘 나는 건강식과 간식을 골고루 잘 먹고, 나무는 할아버지 옆에 붙어서 아기새처럼 간식을 받아 먹는다. 자두, 고구마, 포도 등등. 그걸 아는지 우리 식사시간엔 식탁 옆을 지키고 있네. 나무는 강아지같아.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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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만 되면 바삐 움직이는 나.

어제 끓여놓은 육수 기름을 걷어내고 200ml씩 팩에 넣었더니 11개가 나왔다. 그리고 오늘은 야채 놀이를 해보겠어요. 먼저 애호박을 썰어서 삶고 믹서기로 갈았다. 그 다음엔 당근, 또 그다음엔 표고버섯을. 적게는 30g부터 많게는 60을 큐브에 담았다. 지금까지 만든 건 닭고기, 소고기육수, 당근, 애호박, 표고버섯, 청경채. 야채놀이 재미있네? 믹서기를 하나 새로 들여야 하나. 어머어머 또 지를 명분이 생겼네? 흐흐흐. 미안하지만 오늘은 맛보기 없단다 나무야. 부엌을 서성이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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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웬일로 10시에 자러 갔길래 마음 편히 쉬고 있었다. 30분 후, 엄마는 나무를 안고 거실로 나오셨다. 원래라면 내가 나무를 재워야 하지만, 엄마에게 동의를 구하고 자전거 30분을 타고, 또 동의를 구하고 윗몸 일으키기 3세트를 했다. 이제는 씻을 차례. 평소에 9시가 되기도 전에 주무시는 엄마는 11시까지 아기를 돌봐주셨다. 감사합니당 헤헤. 근데 나무는 언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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