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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숭이 Aug 06. 2021

20210802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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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2 요일,

모기장 텐트 속 사람들은 더웠다가 추웠다가..

에어컨을 켜놓고 자면 한 사람에게만 차가운 바람을 쏘아대서 춥고, 그렇다고 선풍기만 켜면 또 덥고.. 알록달록 누비 이불을 덮었다가 걷어 차는 이불킥킥킥. 얼마나 따닥 붙어자는지 몸이 상자 속에 꽉 낀 느낌이 들기도 했다. 나무도 더운지 등이 촉촉해졌다. 그럼에도 아침까지 잘 자줘서 고마워. 잘 잤다는 의미가 통잠은 아니었지. 자면서 3~4시간마다 맘마를 챙겨 먹었더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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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약속을 나가려고 외출 준비를 했다.

오늘도 자유부인을 꿈꾸며 남편에게 나무를 맡기고 나갈 생각이었다. 그는 엄마 아빠랑 같이 비빔면이랑 충무김밥을 먹기로 했다. 만나기로 한 언니가 남편도 맛있는 걸 사주겠다며, 스시라고 말하는 순간 동공이 흔들리는 걸 발견했다. 스시가 먹고 싶나 봐. 자초지종 엄마한테 담담한 척 상황을 얘기했더니, 나가서 먹고 오라고 했다. 12시 예약인데 왜 벌써 11시 40분이람.. 그때부터 남편은 나무 이유식을 먹이고 짐을 하나 둘씩 챙기기 시작했다. 나는 입술을 바르고 앞머리를 고데기로 후다닥 펴고 나무의 외출 준비를 함께 했다. 유모차에 짐가방에 아이고야 땀이 주루루룩 흐른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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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난 곳은 일식집.

맘마를 먹는둥 마는둥 급하게 먹이고 서둘렀지만 10분이나 늦었네. 이미 음식은 나와 있었는데, 여유를 가지고 둘러보니까 알록달록 꽃밭에 앉아있는 것처럼 이쁜 한 상차림이었다. 아기에게 눈을 떼지 못 하는 이모야들. 나무도 낯가리지 않고 살짝 살짝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녀들이 천천히 스시 맛을 느끼는 동안 우리는 스시를 물처럼 마셨더랬지.. 입에 녹는다 녹아. 나무도 잘 놀아준 덕분에 맛있는 음식도 먹고, 맛좋은 커피도 마셨네. 고마워. 육아의 달인 언니이모야는 나무를 안고 둥둥둥 동동동. 잠을 자진 않았지만 아기 표정이 편해보이더라. 동생이모야도 나무를 이뻐해줘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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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대구 올라가기 전날이 제일 바쁜 나.

원래 가려던 카페는 휴무라 그냥 거기서 동생들을 만났다. 지난 번에 만나고, 한 번 더 보자고 했었는데 잠깐이라도 만나달라며 질척질척. 새벽이라도 보러가겠다며 질척질척. 농담이었어도 귀엽고 진담이었으면 너무 고마운 동생들이 이번에도 내가 있는 곳으로 왔다. 이모들에게 귀염둥이 나무를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던 순간. 더 놀고 싶었지만 얼굴이라도 본 게 어디냐며.. 매번 통영에 올 때마다 반겨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너무나도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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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서 맘마를 먹이고 낮잠이라도 자볼까 했는데 그러질 못 했다. 나는 아기를 보고 남편을 짐을 하나씩 정리를 한다. 그리고 얼마 후, 엄마 아빠께 나무를 맡기고 밖을 나온 우리. 지인들을 내가 좋아하는 음식점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 이름은 신사소곱창. 단골이었던 내가 대구로 가면서 자주 못 가는 곳인데 드디어 왔다! 오예. 소곱창모둠을 시켜놓고 손꼽아 기다리네. 다행히 일행들도 맛있단다. 2개를 더 시켜서 먹고 청양고추랑 같이 냠냠냠, 양파랑 부추랑 남냠냠. 하트 달걀볶음밥 3개나 먹었더니 배가 불러온다. 너무 좋아 너무 맛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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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의 외출이 끝나고 집에 오니까 할머니 할아버지랑 신나게 놀고 있었다. 우리가 가고 나서 2시간을 잤다고? 오메. 오늘 늦게 자면 안 되는데.. 씻으면서 열심히 먹은 흔적들을 날려 보낸다. 정말정말 개운해. 나무는 졸린 듯 눈을 비비길래 방으로 들어왔다. 언제 잠들지 모르겠지만 일찍 자주길 바라. 다시 모기장 텐트로 들어온 우리 셋. 자는 것 같더니만 눈을 뜨고 남편과 나를 번갈아가면서 기어 오른다. 또 잘 것 같더니 금세 깨서 이리 치대고 저리 치대고.. 귀여운 치대기 대장. 거의 두 시간이나 안 자고 있었네.. 결국 울어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출동을 하셨고, 맘마를 먹고 10분 뒤에 잠들었다고 한다.. 남편은 한밤 중에 안경이 부러져서 고치기 바쁘고 나는 일기를 써야하는데 매우 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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