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과 야생화
겨울의 무게를 견뎌낸 밴쿠버의 아침이 유난히 화창합니다. 거실 너머 뜰을 바라보다 문득 발길을 멈췄습니다. 한때는 숲의 중심이었을, 그러나 이제는 밑동만 남은 낡은 고목 주위로 보랏빛 야생화들이 무리 지어 피어났기 때문입니다.
거친 나무껍질과 이끼가 뒤덮인 낡은 그루터기는 어쩌면 우리가 그토록 익숙해져 있는 '낡은 제도와 시스템'의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생명이 다한 듯 보였던 그 척박한 자리에서, 야생화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봄이 왔음을 온몸으로 노래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99%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견고한 제도와 전통의 울타리 안에서 안도해 왔습니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던 그 시스템들도 시대의 흐름 속에서 조금씩 균열을 보이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그 균열을 보며 두려워하고 낡은 벽을 더 높이 쌓으려 하지만, 예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들은 그 틈새에서 피어날 '새로운 제도'의 설계도를 발견합니다. 99%가 안주를 택할 때,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낡은 성문 밖으로 걸어 나오는 1%의 영혼들. 그들은 낡은 그루터기를 탓하기보다 그 곁에 자신의 생명을 심기로 결단한 개척자들입니다.
"나를 따르려거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의 이 부르심은 고독한 형벌이 아니라, 세상을 새롭게 설계하는 벅찬 사명으로의 초대입니다. 낡은 제도를 허물고 새로운 가치를 세우는 과정은 분명 쉽지 않은 여정입니다. 그러나 오늘 제가 목격한 야생화들처럼,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연대의 시작: 척박한 흙더미 위에서도 무리 지어 피어난 꽃들처럼, 당신 곁에는 같은 꿈을 꾸는 동지들이 이미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일상의 발굴: 거창한 담론이 아니라, 지금 당신의 삶 주변에서부터 1%의 진실한 영혼들을 찾아보십시오. 함께 빵을 나누고 삶을 설계할 그들이 곧 당신의 힘이 될 것입니다.
고목이 썩어 거름이 되고, 그 양분을 먹고 야생화가 피어나듯, 낡은 제도의 균열은 새로운 시대의 탄생을 알리는 서막입니다.
오늘 당신의 가슴이 뛴다면, 그것은 당신이 이 시대를 새롭게 설계할 1%의 조력자로 부름받았다는 증거입니다. 낡은 고목 곁에서 봄을 노래하는 저 꽃들처럼, 우리도 이제 각자의 자리에서 당당하게 부활의 삶을 살아내야 합니다.
당신 곁에 있는 동지를 찾아보세요. 그리고 함께 걸으십시오. 그 걸음 끝에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8복의 삶이 찬란한 봄 햇살처럼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