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통하는 자는 !

2026년에 예수님의 8 복의 말씀앞에서

by 김병태

세상이 보낸 청구서를 읽는 법: 고통이라는 이름의 세금

1. 고통은 삶의 세금 같은 것

사람이 사는 곳에는 언제나 문제가 있습니다. 나라고 예외일 순 없지요.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 앞에서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길까"라며 억울해질 때면, 어느 작가의 문장을 떠올립니다. “고통은 삶의 세금과 같다.” 그렇더군요. 살아 있는 이상 누구도 완전히 피해갈 수 없는 비용, 그것이 인생의 문제이자 고통입니다. 세금의 원리는 단순합니다. 많이 가진 이가 더 많이 내고, 그 세금이 바르게 쓰일 때 공동체는 유지됩니다. 한국과 캐나다라는 평화로운 나라를 경험하며 사는 저 같은 '행운아'들은, 어쩌면 이 세상이 유지되는 데 더 많은 마음의 세금을 내야 할 의무가 있는지도 모릅니다.

2. 내 몫의 청구서를 확인한다는 것

성경에는 '애통하는 자가 복이 있다'는 역설적인 말이 나옵니다. 저는 이 말을 이렇게 이해해 봅니다. 애통한다는 것은 내 삶의 담장을 넘어, 이 시대의 아픔과 타인의 상처를 '내 몫의 청구서'처럼 느끼는 마음이라고요.

요즘 부쩍 눈물이 많아졌습니다. 뉴스를 통해 전해지는 먼 나라의 전쟁,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막막한 표정을 마주할 때면 제 삶의 일이 아닌데도 목이 메곤 합니다. 하지만 눈물과 함께 무력감도 찾아옵니다. 더 많이 짊어지고 싶은데, 내가 가진 에너지와 시간은 너무나 초라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마음속 청구서는 도착했는데, 막상 지불할 잔고가 비어있는 느낌이랄까요.

3. 다 갚지 못해도, 읽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적어도 나는 이 시대의 고통에 대한 청구서가 도착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그 청구서를 모른 척하거나 아예 찢어버리며 살아갑니다. 타인의 좌절을 보며 "요즘 애들이 문제야"라고 치부해버리는 것은 세금을 거부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에 비하면,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속상해하며 흘리는 이 눈물은 이미 내 몫의 세금을 인지하고 있다는 정직한 표지입니다. 비록 문제를 다 해결할 능력은 없어도, 그 아픔 앞에서 함께 서 있어 줄 한 사람. 그 사람의 존재 자체가 누군가에게는 가장 큰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4. 기꺼이 울 수 있는 사람으로 남고 싶어

삶의 세금은 꼭 돈으로만 내는 것이 아닙니다.

편안함을 조금 덜 누리는 대신 누군가의 말을 들어주는 '시간의 세금'


세상의 아픔을 남의 일로 넘기지 않는 '마음의 세금'


내 이익 대신 공정함을 선택하는 '용기의 세금'

저는 여전히 여러모로 가난한 사람입니다. 지갑도, 에너지도 늘 넉넉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 시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울 수 있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모든 걸 해결해줄 순 없지만, 네 고통의 청구서를 나도 같이 읽고 있어"라고 말해줄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이 아침에, 우리 각자의 삶에 도착한 무거운 청구서를 조용히 펼쳐봅니다. 다 갚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우리가 여전히 그 청구서를 읽고 있으며, 그 앞에서 눈물을 멈추지 않고 있다는 사실일 테니까요. 그 마음이야말로 이미 우리가 세상에 내놓을 수 있는 가장 고귀한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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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로운 일상을 살아가는 한국과 캐나다의 모습의 일부를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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