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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모를 공원에서

눈부시게 아름다운날들이 시작된다.

by 김병태

Good Friday morning

BC 주는 다른곳과는 달리 성금요일이 공휴일이다. 그런데 눈부시게 화창하고 좋은날이다. 십자가에 달리신 날을 기념하기에는 너무 찬란하게 빛난다. Abbotsford 에 가는 아내를 라이드하느라 오랜만에 도시를 떠나 백인의 도시에 온다.


아내를 내려주고 기다리는 시간에 작은 공원에 온다. 수양버들과 벚꽃이 반갑게 환영한다. 공원에 인접한 집은 낭만적인 의자가 인사한다. 영화의 한장면에 나오는 집분위기이다.


가끔 동네에서 하얀색과 핑크색이 함께 있는 벚꽃나무가 신기했는데 여기는 제대로 된 나무가 보인다. 공원을 전세내고 이 눈부신 아침을 누려본다.


연방선거일이 다가와 오늘부터 미리 투표할수 있어 부지런한 사람들은 투표소에 줄을 서고, 종교인들은 거룩함을 느끼기 위해 예배당으로 향하고 나는 눈부신햇빛아래 이 공원을 잠시 차지한다.


모든게 평화스럽고 찬란한 아침

치매엄마에 대한 생각, 아내와 떨어져 살 생각,

이상이 무너지고 현실만이 덮치는 세상에 대한 생각을 내려놓고 여전히 아름다운 땅에서 고요함을 누리는 행복한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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