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rite things

단상과 잡담의 첫 글. 내가 쓰는 이유.

by 지원준

나는 머릿속이 복잡해지면 글을 쓴다. 아니, 쓰나 보다.

굳이 '쓰나 보다' 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그냥 손이 가게되니까. 마치 아프면 허겁지겁 약을 찾아 먹는 것처럼, 의지를 넘어선 어떤 자기 보호적인 본능으로써 빈 화면의 깜빡이는 까만 커서를 마주한다.

하얗고 빈 도화지에 한 글자 한 글자씩 두드리기 시작하면, 말도 안되는 단어를 말도 안되는 곳에 쓰기도 하고, 비문은 수도 없이 많고, 단락마다 주제가 들쭉날쭉하며 같은 말을 반복하기도 한, 기승전결이라곤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글 뭉텅어리들이 탄생한다.

그렇게 탄생한 글 뭉텅어리들은 남에겐 절대 보여줄 수 없는, 피비린내가 날 정도로 생생한 내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그래도 머릿 속에 뜨거운 수프 처럼 얽혀 있던 생각들이 감정들이 손을 거치고, 키보드를 거치고, 모니터를 거치게 되면 약간은 더 건조하고 담담한 형태로 토해지게 된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보면, 그런대로 내 머릿 속, 혹은 가슴 속이 정리된 느낌이 든다. 일종의 카타르시스라고 해야 할까. 그래서 글을 쓰나 보다.

사실 이 글도 그렇게 탄생했던 글 뭉텅이 중 하나였다. 감추고 싶은 글을 굳이 다시 집어든 이유는, 그냥 그러고 싶었다. 잘 생각해봐도 더 큰 이유는 없는 것 같다. 물론 이 글은 피를 좀 닦고, 먼지도 좀 닦아 잘 보이도록 다듬긴 했지만. IT 업계와 제품 디자인 등에 대한 글도 좋지만, 종종 브런치에도 단상과 잡담을 공유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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