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미디엄의 디테일 변화
저는 Medium 을 꽤 자주 씁니다. 주로 좋은 글들이 여기에 많이 올라오고, 저는 제 나름의 컨텐츠 큐레이션 시리즈인 GROW 를 운영하고 있으니 자연스레 Medium 을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얼마 전 Medium 은 파격적으로 직원의 1/3 을 해고하며 대대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개편을 예고하기도 했었죠. 그만큼 본인들의 제품과 비즈니스의 디테일 하나까지 신경을 쓰는 회사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Medium 의 첫 화면은 그동안 꽤 여러 번 개편이 되었는데, 흥미로운 디테일의 변화가 제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 냈다는 것을 문득 깨달았기에 이를 공유해 봅니다. :)
왼쪽은 개편 전의 첫 화면, 오른쪽은 개편 후의 첫 화면입니다. 개편 전의 화면부터 이야기해 볼까요? 왼쪽의 화면 스크린 샷 상에는 포커스가 가장 오른쪽 탭인 Top stories 로 이동해 있습니다. 원래의 첫 화면은 가장 왼쪽의 'For you' 라는 탭에 포커스가 되어 있죠.
이것 또한 흥미로운 디테일입니다. 일반적으로 컨텐츠를 업으로 하는 회사들은 '가장 핫한' 컨텐츠들을 첫 화면에 많이들 띄우려 하죠. 하지만 Medium 은 Top stories 의 탭을 가장 오른쪽, 무려 6~7회 정도 스와이프를 해야 볼 수 있는 영역에 비치해 놓았습니다. 첫 화면에 사용자가 좋아할 이야기들을 띄울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었겠죠. 하지만, 첫 화면 개편 전에 저는 항상 앱을 켜자마자 가장 오른쪽으로 스와이프해 Top stories 를 먼저 읽었습니다. Medium 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은 것이죠.
오른쪽 스크린샷과 같이 개편 후, 평소처럼 Medium 앱을 사용하던 전 문득 제 행동 방식이 무의식적으로 변화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오른쪽으로 스와이프해 가장 오른쪽으로 탭을 옮기는 것이 아닌, 자연스럽게 아래로 스와이프해 개인화된 피드를 둘러보고 있었습니다. 제 행동의 변화에 흥미를 느껴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시각적으로 인지되는 정보 구조에 대한 멘탈 모델의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편 전 첫 화면에서 가장 눈에 먼저 들어왔던 것은 '탭' 이었습니다. 이에 저는 자연스럽게 어떤 탭이 있나 오른쪽, 왼쪽으로 스와이프하며 가장 마음에 드는 '첫 번째 글' 이 있는 탭에서 멈춘 다음 스크롤을 아래로 내렸죠. 그리고 거의 가장 흥미있는 첫 번째 글이 있던 탭은 Top stories 탭이었습니다. 이런 행동이 습관처럼 되어 앱을 켜자마자 Top stories 로 이동했던 것 같습니다.
개편 후, '탭' 이라는 정보 구조는 사라지고, 각각의 콜렉션은 여전히 상단에 위치하지만 한 번 클릭을 해야 해당 리스트로 이동하는 형태로 흐름이 바뀌었습니다. 또한 전형적인 탭의 UI 가 아니고 화면 내의 다른 요소들 (Publication 과 Your reading list) 과 같은 정보 묶음으로 느껴질 수 있도록 사각형 사진 위에 텍스트를 배치했습니다. 그래서 상단 영역의 Publication 까지를 'Your reading list 를 먼저 읽고 나중에 더 둘러볼 흥미로운 영역' 이라고 무의식적으로 인지하고 스크롤을 먼저 내리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이처럼 Medium 의 첫 화면 개편이 제 행동의 변화를 가져온 것이 아주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이를 직접 글로 쓰다 보니 더 명료하게 제 행동의 변화에 대한 이유를 생각해볼 수 있어 좋았네요. 앞으로도 재미있는 디테일들을 발견하면 더 공유드리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