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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잠 Jun 18. 2022

일기

오래된 메일을 본다

가라앉듯 내리고 내리다가

가려진 내가 그리고 우리가 있는

냉장고에 오래 두었다가

기억으로 꺼내 먹은 초콜릿을 씹고는


기억을 돌아본다

발끝을 여러 번 쭈뼛거린다

배어 있는 냄새를 맡고는

그렇게 고슬고슬 거리며

잘 뭉쳐지길 바라는 아니 결코 바라지 않는

나를 그리고 너를

꼼꼼하게 주어 머금고 삼키기 위해 기다리는 순간을 견디다가


묻는 것은 잊고 싶은 기억도 담고 있음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먼 나라 유럽의 야경을 떠올리며 그곳의 불빛을 집어 들어

잘 자 잘 자 정말 잘 자 그리고 잘 가 잘 가도록 해


안녕을 처음 말한 사람처럼 모았던  손을 펼치며 내일이 오기를 기다리며

거울을 보았기 때문에 짧은 머리를 넘겨 보았기 때문에   있는

  주먹에서 피어오르는 시절이 새어나가지 않는 오는 내일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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