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모녀가 함께한 첫 해외여행
드디어 여름휴가를 떠난다! 기간은 3박 5일로 하루는 공항과 비행기 안에서 보낸다. 첫날 역시 코타 키나발루에 도착하면 다음 날이 되어있는 시간이기에 숙소에서 잠만 자는 시간이다. 한마디로 24일~28일까지 코타 키나발루에서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시간은 3일뿐이다. 그마저도 3일째에는 밤늦게는 공항으로 출발해야 한다. 하루가 아쉬울 것 같다는 생각으로 우리 셋은 전 날 챙겨둔 짐에서 빠진 것이 있는지 다시 확인한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여권과 e-ticket, 환전한 돈이 다 제대로 들어가 있는지 확인한다. 간단히 점심을 먹고 공항으로 출발!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1층에 들러 미리 예약해둔 포켓와이파이를 찾는다. 미리 예약을 해두었기에 찾기만 하면 되지만 그것 마저도 사람이 많으면 대기해야 한다. 이후 바로 예약한 여행사 창구에 찾아가 수령해야 하는 품목들을 수령하여 확인 완료한 후 바로 체크인을 하러 간다. 우리들이 줄 서있을 때도 사람들이 많았는데 우리 뒤로 줄이 점점 더 늘어난다. 그렇게 체크인을 하고 수하물도 보내 버린 후 가벼운 발걸음으로 출국장으로 향한다. 지인들이 부탁한 면세품들을 구매 후 보딩 타임까지 게이트 앞에 앉아서 대기한다. 멀리서 보이는 외국인 노부부가 참 다정해 보인다. 우리나라 노부부와는 또 다른 느낌이라 항상 새롭다.
그렇게 기다리다가 드디어 비행기 탑승! 그리고 잠시 뒤 이륙! 날씨가 조금 궂어서 걱정했는데 구름 위는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비행기에서 보는 노을로 물드는 하늘은 정말 멋있음 그 자체였다. 유럽여행 때부터 얘기하지만 정말 사진기로는 내가 보는 것과 동일한 풍경이 찍히지 않는다! 그렇게 한참 감상하고 있을 때 저녁이 나왔다. 블로그에서 얘기하는 것만큼 신 맛이 많이 나지도 않았고 괜찮았다. 다만 아쉬운 것은 양이 작아도 너무 작다ㅜㅜ
그렇게 5시간 정도 날아가서 도착한 코타 키나발루. 내렸더니 역시 어둡다. 공항도 놀라울 정도로 작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습해서 숨이 턱 막힌다거나 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보다 시원한 느낌이었다. 그렇게 조금 공항에서 대기하니 각 여행사에서 같은 비행기를 탄 사람들이 모여 각자의 숙소로 이동한다. 우리 모녀가 이용했던 샹그릴라 라사리아 리조트는 가장 안쪽 깊은 곳에 있어서 다른 사람들이 다 내리고 나서도 한참을 더 들어가야 했다. 정말 불빛 하나 없는 곳으로 끊임없이 들어가나 온다. 이렇게 가장 안쪽에 있는 곳으로 선택한 이유는 다른 호텔에 비해 한국사람도 중국사람도 적은 숙소를 택했기 때문이다. 도착하자마자 체크인을 했다. 디파짓을 카드로 결제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아이스티를 가져다주었다. 그러고 나서 배정받은 방으로 이동했다. 방으로 이동할 때도 짐은 다 옮겨주었다. 우리는 셋이기에 엑스트라 베드를 넣어서 방하나에서 머물렀다. 엑스트라 베드는 기존에 있는 침대보다 좋진 않았지만 잘만 했다. 그렇게 우리는 짐 정리와 아침에 하게 될 호핑투어 준비를 마치고 잠들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한 일은. 커튼을 걷는 것! 걷어내자 화창한 날씨와 함께 멋있는 풍경이 보였다. 맑은 날씨와 함께 밤에는 볼 수 없었던 숙소에서 바라보는 뷰! 바다가 살짝 보이며 보이는 풍경은 말 그대로 시원 그 자체였다. 역시 아쉬운 것은 사진으로 담으려 해도 눈으로 직접 보는 것과 같게 담기지 않는다는 것.
아침 조식을 먹고 호핑투어를 하러 떠나기 위해 물놀이 복장으로 이동했다. 이 곳은 산호초도 많고 해파리도 많기에 아쿠아슈즈를 신는 것이 좋다. 햇살도 뜨겁기 때문에 비키니보다는 래시가드를 추천한다. 배를 타고 섬으로 이동. 툰구 압둘라만 해양공원으로 가기 위해선 보트를 타고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쾌속정 저리 가라 한 보트를 타고 해양공원으로 이동하면 그때부터 호핑투어 시작! 각자 하고 싶은 해양스포츠를 즐기거나 스노클링을 하며 반나절을 보내면 된다. 우리 모녀는 모두 페러세일링을 선택! 이 곳은 한국을 좋아하는 나라이기에 한국말을 어느 정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이때 느낄 수 있다. 페러세일링의 묘미는 줄을 풀었다 조였다 하는 것. 이렇게 하면 물에 퐁당퐁당 질질 질 끌려가기도 하늘 높이 떠올라 있기도 하다.
그렇게 신나게 그리고 멋있는 풍경을 보며 페러세일링을 하고 돌아오면 점심 식사가 준비되어있다.
점심 식사 후 모이기로 한 시간 전까지 스노클링을 즐기면 된다. 바다이기 때문에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구명조끼는 필수다. 스노클링 장비와 함께 얕은 곳에서 스노클링을 진행한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사람이 너무 많아 흙이 일어나 흙탕물이 발생하면 물속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도 스노클링의 재미를 알아버렸기에 다른 휴양지에 가면 바닷가로 나가는 스노클링을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이런 물놀이를 위해 구매한 저렴한 액션캠!! 역시 사길 잘했단 생각이 들었다. 물속에서 보는 떼 지어 다니는 물고기들 처음엔 조금 무서웠지만 신기하기도 했다. 말로는 다 설명하기 힘든 기분. 처음으로 시도한 스노클링이지만 본능적으로 어떻게 숨 쉬어야 하는지 장비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터득했으며 그나마 거진 2년간 배워둔 수영 덕에 재미있게 놀 수 있었다.
신나는 스노클링을 끝내고 물기를 대충 닦아내고 섬을 돌아보았다. 돌아볼 만큼 크지도 않았지만 돌아보니 날씨도 좋고 사람들도 여유 있고 매우 신나 보여 나까지 덩달아 신났다.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서 햇볕을 피하며 물놀이하는 모습을 바라보기도 직접 바다로 뛰어들기도, 모래장난을 하며 뛰노는 아이들까지 그 어느 풍경도 바빠 보이거나 조급해 보이지 않았다. 더위도 느껴지지 않았다.
호핑투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선착장으로 가는 길. 날씨가 좋아도 너무 좋고 바다 빛깔이 좋아도 너무 좋다. 하늘은 맑아도 너무 맑아 앉아서 내내 풍경만 바라봐도 시원 해지는 느낌이었다. 다시 해양 공원을 나왔을 때의 풍경 또한 섬이 아니어도 내가 정말 좋은 날씨에 좋은 곳에서 신나게 쉬고 있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
육지로 돌아오고 나서도 계속되는 캄 탄사! '캬~ 멋있다~ 좋다~' 누가 들으면 술 마시면 이동하는 줄 알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다시 숙소로 이동하면서 버스 안에서 가이드의 설명을 들었다. 코타 키나발루의 코타는 말레이시아어로 도시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코타가 붙으면 코타 뒤의 명칭인 도시라는 뜻이다. 한 마디로 코타 키나발루는 키나발루 산이 있는 도시라는 뜻이라고 한다. 키나발루 산은 새벽에만 어느 곳에서든 볼 수 있을 때가 많다고 한다. 그만큼 산 주위로 안개가 껴 있을 때가 많은데 동남아시아에서 제일 높은 산인데 키나발루산만큼 멋있는 산도 없다고 한다. 또다시 코타 키나발루를 가게 된다면 언젠가는 키나발루산을 올라가 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또한 코타 키나발루에 한류 열풍이 불었는데 코타 키나발루가 적도 근처에 있다 보니 눈은 구경할 수가 없는데 겨울연가가 열풍이 불어 더운 와중에도 남자들이 목도리를 하고 다녔다고 한다. 요즘에는 도깨비가 유행 중이어서 상점들에 도깨비 ost가 나오는 곳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한 가지 '아차' 싶었던 것은 코타 키나발루에서 어떤 언어를 쓰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갔다는 것. 당연히 '영어를 쓰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갔는데 알고 보니 말레이시아 어를 사용한다는 것. 어찌나 당혹스럽던지. 그나마 휴양지이기에 영어를 어느 정도 하긴 하지만 우리나라 콩글리쉬 못지않다는 것. 유념하고 가야 한다. 그래도 기본적인 인사말 정도는 알고 간다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안녕하세요'는 'Apa khabar'->'아빠 까바'라고 하며 '감사합니다'는 'Terima kasih.'->'뜨리마까시'라 말한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다 보니 어느새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에 다시 도착한 시간이 3시경. 그래서 우리 모녀는 이렇게 좋은 숙소의 수영장을 한 번도 이용하지 못하면 아쉽다고 호핑투어 다녀온 복장 그대로 리조트 수영장으로 이동했다. 수영장 근처에서 비치타월을 무료 대여해주었으며 근처에 탁구대며 놀다 목마르면 마시라고 구비되어있는 레몬이 띄워져 있는 물. 그리고 수영장 곳곳에 준비되어있는 썬베드까지. 진짜 제대로 휴양지를 즐길 준비 가득으로 즐기기만 하면 되었다.
그렇게 두 시간 정도 더 신나게 물놀이를 하다가 숙소로 돌아가 씻고 숙소 앞의 해변가에 나가 선셋을 보기로 했다. 이 곳에서는 매일매일 선셋이 다르기 때문에 1일 1 선셋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후다닥 올라가서 씻고 선셋을 보기 위해 모녀라는 거 티 낼라고 맞춘 원피스를 입고 해변으로 나갔다. 낮에는 그렇게 많던 구름이 어느샌가 다 사라져 밋밋한 하늘이 되어 선셋이 멋있을까 싶었다. 삼각대를 들고나간 해변가는 생각보다 멋있었다.
노을이 붉게 물들기 시작하면서 우와 소리와 함께 셔터를 계속 안 누를 수가 없었다. 그야말로 황홀한 석양의 섬이라는 별명이 붙을만했다. 어느 곳에서 보이던 찍으면 다 그냥 작품이었다.
숙소 앞 해변가에서 보는 선셋은 정말 엄지 엄지 척!!!! 선셋이 올라오기 전 완전히 지기 전 붉은 기운이 날 때 찍은 파노라마는 조금 그렇지만 그래도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은 건졌으니까.
그래도 폰에 흔적은 남겨야겠단 생각으로 열심히 찍었지만 역시 직접 눈으로 보는 것만 못하다.
그렇게 선셋을 구경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해변가의 바에선 라이브 공연이 펼쳐지고 선셋 구경을 끝낸 사람들이 바에 앉아서 저녁과 함께 술 한잔을 마신다. 한 가지 말하자면 이슬람 국가여서 모든 술 값이 어디서 사던 다 비싸다ㅜㅜ 마실 술은 한국에서 사가자.
숙소로 돌아가다 보니 달이 걸려있는 모습 또한 장관이다.
숙소로 돌아와 저녁을 먹기 위해 룸서비스를 시킨다. 그러나 역시 동남아 영어는.. 알아듣기도 말이 통하기도 쉽지 않다. 장장 20분이라는 대화의 벽을 넘어 겨우 주문 완료 후 먹게 된 저녁과 한국에서 싸간 소주! 정말 꿀맛이었다. 그렇게 저녁과 술 한잔을 하면서 내일 반딧불 투어를 나가기 전까지 여유롭게 쉬면서 놀다가 나가기로 하였다.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하였다.
코타 키나발루는 황홀한 석양의 섬이며 말레이시아 어를 사용하고 코타는 도시라는 뜻이다. 그리고 키나발루산이 있으며 이는 동남아시아에서 제일 높은 산이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본 선셋은 정말 최고라는 것. 그리고 간단한 인사말인 '안녕하세요'는 'Apa khabar'->'아빠 까바'라고 하며 '감사합니다'는 'Terima kasih.'->'뜨리마까시'라는 것. 전혀 생각하지 못한 외국인들에게서 한국말로 인사를 받는다면 놀랍고 기분 좋듯 이들도 마찬가지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정도는 말레이어로 건넨다면 그들도 즐겁게 기쁘게 받아 줄 것이다.
이번 여행은 지난 여행과는 다르게 정말 여유롭게 힐링을 하며 편안히 쉬는 여행이 되는 것 같아 새로운 여행의 묘미를 느꼈다. 역시 여행은 누구와 하는가도 중요하지만 그 장소에서 어떤 여행을 택하느냐에 따라서도 기분이 달라진다는 것을 느꼈다.
내가 생각하는 인생사에서
가장 기쁜 순간은
미지의 땅으로 먼 여정을 시작할 때이다.
- 리처드 프랜시스 버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