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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lora Feb 01. 2023

소음이 주는 편안함

카페에서 한 번 음악이 잠시 꺼진 적이 있었다.

점점 사람들의 수다소리가 줄어들어갔다.

분명 조금 전에는 굉장히 수다소리와 여러 소음들이 들렸는데

매장의 음악소리가 꺼지자 카페는 침묵으로 가득했다. 마치 스터디카페에 온 것 같았다.



이때 느꼈다.

아,

매장음악 소리는 곧 ‘ 내가 이 매장음악 소리의 크기 정도까지는 소리를 내어도 괜찮구나.’ 라는 것을.



매장의 음악 절대 소리는 홀로 존재하지 않다. 

음악 소리는 마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였고 사람들은 오케스트라 단원이었다.

지휘자의 손짓 하나하나에 반응하는 그런.

그의 손짓에 하나 둘 이끌려 간다. 

그때 관람객인 우리는 수동적인 자세를 취하고, 능동적으로 수동 속에서 움직인다.




그의 손짓이 멈추는 순간 더 이상 소리를 낼 수 없었다.

그의 손짓은 곧 ‘소리를 내셔도 됩니다.’라는 암묵적 메시지를 의미했다.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우리는 주변상황에 통제받는구나.

물론 종종 조용한 지하철에서도 개의치 않고 크게 전화를 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음악이 꺼지는 순간 음악에 묻혔던 나의 말소리는 강조되고 집중될 수 있다. 

흑백의 배경 속에서 흰색이 주목받는 것처럼 말이다.

흑백은 적막이었고 흰색은 우리들의 말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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