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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군 Jun 04. 2024

[근본 없는 철학 이야기] - Prologue

0. 나는 어째서 이 시리즈를 연재하려는가

[0]

  어떤 일반인이 어떻게, 일일이 엄밀하게 따져가면서 철학을 읽을 여유가 있겠는가?


  우리가 칸트, 헤겔처럼 난해하기로 악명이 높은 철학자 뿐만이 아니라 <<논어>>를 쓴 공자처럼 비교적 일상적으로 풀어내기 쉬운 사상가조차 접근하기 어려운 까닭이 있다.


  그 이유는 공부를 좀 했다는 이들이 '자꾸 어렵게 설명하려고 들어서' 그런 것이다.


  어차피 일반인들은 철학자의 심도(depth)에 관심이 없다.


  당신이 칸트를 읽는 것만 해도 그 자체로 충분히 기적이다.


  따라서 나는 철학자 중 한 명을 예시로 꼽자면, <칸트>의 철학에 대해, 오로지 '뇌내망상'만으로 풀어낼 생각이다.


  물론, 철학자에 대한 표준적 해석을 싸그리 무시하고 나의 근거 없는 해석만으로 채우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대신, 내가 이번 시리즈에서 지키고자 하는 최소한의 규칙은 다음 두 가지다.


  첫째) 내가 쓴 내용에 대해서 주석을 일체 달지 않을 것이다. 주석은 논문식 글쓰기의 덕목이지, 브런치와 같은 장소에서는 오히려 잘난체일 뿐이다.


  둘째) 가령 <칸트>에 대해서, 내가 말하고 있는 칸트에 대한 해석이 표준적인지 비표준적인지를 밝히지도 않을 것일 뿐더러, 비표준적인 해석의 경우일지라도 굳이 그것을 방어하기 위한 부연설명 따위도 일체 달지 않을 것이다.


  즉, 나는 그저 자유롭게 어느어느 철학자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자 할 뿐이다.




  진정한 민주성이란, 수준의 차이를 받아들이고 차등의 원칙으로 공평성을 실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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