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일 전 조정민 목사님의 책을 읽었다. 제목은 “왜 결혼하는가?” 조정민 목사님은 유튜브를 통해서 많이 접했다. 말씀을 잘하셔서 뒤늦게 찾아보니 뉴스 앵커 출신에 방송국 부국장, 대표이사까지 역임하신 언론인이셨다. 목회는 늦게 시작하셨지만, 젊은 시절 목회를 하지 않았기에 접한 많은 활동들이 지금의 저술 활동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왜 결혼하는가?“는 조정민 목사님의 “Why 시리즈”중 하나이며, ‘결혼’관련 기독교 서적을 찾다가 우연히 발견했다.
결혼에 관한 기독교 서적을 읽은 것이 처음은 아니고(나이가 있다보니;;;), 친한 목사님께 결혼 관련 기독교 서적을 추천받기도 했지만, 우선 서점에 그냥 가보기로 했다. 그동안 청년부에서 들었던 결혼에 대한 엄격한 기준들, 기독교 서적에서 정석이라고 전달하는 결혼관에 부담이 있던 차에 이책을 만나게 돼서 다행이다. 이 책은 성경에서 말하는 결혼관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지만, 그렇지 않은 삶을 사는 이에 대한 예시도 많이 들어준다. 특히 조정민 목사님 본인이 믿음 안에서 가정을 꾸리지 않았기 때문에 이점에 있어서는 더욱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실 수 있었을 것 같다. 우리 교회 목회자분들의 배우자 만남에서 결혼생활까지 너무나 모범적이라 나는 그렇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조건과 결혼 계획들이 맞아 떨어지지 않더라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있다면 완벽하게 만들어 주신다는 것을 이책을 통해 다시 한 번 알게 되어 좋았다.
요즘은 정말 끔찍하게도 결혼을 안한다. 나도 그중 하나다. 왜 그렇냐는 질문을 하는데, 성격이 까다로운 것도 있지만 내 앞가림을 못해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다. 공무원, 전문직이 결혼을 그나마 일찍 하는 건 그들의 미래가 어느정도 그려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이직과 자기개발,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결혼은 후순위이기 쉽다. 또 다른 사람들은 결혼에 필요한 것이 많아서라고 한다. 높아진 주거비용은 기본이고, 상대방의 돈, 직장, 외모, 키, 집안, MBTI, 다정함, 가사노동 기여도 등 완벽한 결혼을 위해 상대방에게 요구하는 것들이 정말 많다. 그렇게 골라서 결혼을 했는데도 깨지고 돌아오시는 분들이 많은 것을 보면 그것이 원인인지 의문이 간다. 하지만 이들은 그들은 미처 점검하지 못한 이유들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지난 결혼을 복기할 것이다.
교회 안에 기적같은 만남과 결혼도 많이 봤다. 신앙이 좋아 믿음 안에서 가정을 꾸린 많은 선배님들께 죄송하지만, 기독교인의 결혼 시기가 늦어지는 이유중 하나는(나를 비롯해 많은)기독교인들이 세상의 수많은 조건에 ‘신앙’이라는 요소를 덧붙여 이성을 만나려고 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조정민 목사님은 이런 세태에 대해 처음부터 언급하신다. 자신을 만족시키기 위해 상대방을 만나는 것. 자기 중심적인 결혼 선택은 성경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글을 읽으며 나도 동의하게 됐다. 결혼이라는 것은 완성품을 따져보고 구매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불완전한 각자가 만나서 가정을 이루는 것이다. 그리고 불완전한 내게 불완전한 상대방을 붙여주셔서 나를 사람답게 깍아나가는 기나긴 과정이 결혼 생활이라고 말씀하신다. 그렇다고 “너 사람 만들기 위해 내가 너의 허물을 들춰낸다?” 라기 보다는 너의 허물을 덮어주고 바닥까지 보여줄 수 있는 관계. 그것이 결혼생활이다. 그렇기에 내 바닥까지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부부라고 말씀하셔서 전반적인 윤곽이 내 머릿속에 들어왔다. 그리고 이점이 완벽한 결혼 생활에 대한 나의 상상을 깨뜨려주고, 완벽에 대한 부담감을 낮출 수 있게 만들었다.
회사에서 점심시간에 동료가 내게 질문했다. “사랑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나는 이 심오한 질문에 대해 바로 답변할 수 없었다. 연인간의 사랑이란 “호기심, 보고싶음, 신체적 반응과 같은 것” 인가? 안타깝게도 이들은 너무 빨리 사라지지 않는가? 그 동료는 부모님이 자신에게 베풀어주는 사랑을 통해 사랑을 느낀다고 말해줬다.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멋진 답변이라 생각했다. 그 이후로 나는 만나는 사람마다 “사랑이란 뭐라고 생각해?” 하며 질문했다. 희생이라고 답변하는 사람도 있었고, 상대방을 위해 비효율적인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고 답변한 사람도 있었다. 내가 결혼을 해서 이어갈 것이 사랑인데, 나는 사랑에 있어 무엇을 기대하고, 무엇을 줄 수 있을까? 궁금하면서도 두려웠다.
목사님은 이 책에서 각종 사랑을 설명하신다. 부모-자식간의 사랑인 ‘스토르게‘, 친구 사이의 우정인 ’필리아‘, 육체적 사랑인 ’에로스‘, 그리고 거룩하고 무조건 적인 사랑인 ’아가페‘. 하나님의 사랑인 아가페적인 사랑에 대해 설명했지만, 내겐 너무나 거대한 사랑처럼 느껴졌다. 사람들이 결혼생활에서 그것을 꿈꾸긴 하지만 어렵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은 안심하라고 한다. 그것은 우리에게 없기에.. 그러면 ’아가페적인 사랑은 영영 이룰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물어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기독교인들에겐 하나님이 계시다. 내게 없는 사랑을 우린 절대자이신 하나님께 구해야한다고... 목사님은 말씀하신다. 나는 이점에서 연인들도 조금은 겸손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그들이 사랑하고, 서로 아끼고 있다고 하더라도 더 거대하고 영원한 사랑을 줄 수 있는 존재는 아니다. 내가 상대방을 사랑한다 자부하기 보다는 교회에서 기도하듯 부족한 사랑을 위해 항상 기도해야하지 않나 역으로 생각하게 됐다.
이 책은 이미 결혼한 사람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책 중간중간 나오는 Q&A 세션의 질문 목록을 공유하며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결혼이 축복의 대상이였지만, 이제는 고민의 대상이 되버렸다. 이제는 연령별로 결혼을 하는 사람들이 희귀해진 시대이다. 고민이 있다면 이책을 구해서 짧게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질문은 일부 축약 및 각색했습니다. 의미가 전달되는 한에서..)
예비하신 배우자를 하나님의 섭리대로 만나게 되는 최적의 타이밍이 있을까요? 아니면 이 또한 만나려고 노력해야만 할까요?
안믿는 사람과 결혼해도 되나요? (A : 목사님께서는 안믿었고, 믿던 아내가 목사님과 결혼하신 사례를 들어주심. 인격을 보라고 조언 하심. 교회를 다닌다고 모두 신앙적 성숙과 좋은 인격을 가진 것은 아니기에…)
배우자의 관계보다 부모와의 관계가 더 중요할까요? (A : 둘다 중요하지만, 부모로부터 독립해야 한다.)
안믿는 남편을 만나 결혼한지 17년… 교회로 인해 갈등이 있는 경우 어떻게 해야할까요?
아내가 부정적인 말을 뱉고, 걸핏하면 화를 내는 등 제어가 안되는 경우 어떻게 해야하나요?
신혼초엔 제가 이기고 살았으나, 믿음 생활을 하며 남편에게 많은 것을 양보했더니 남편이 왕처럼 군림합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사치하는 아내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아내가 입만 열면 험담을 하는데, 이런 경우에도 무조건 적으로 공감을 해줘야할까요?
아버지는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분이시라 온 가족이 힘들어합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처가에 제사할 때 절하는 문제로 아내가 많이 힘들어합니다. 절을 하면 우상숭배를 하는 느낌인데, 가정의 평화를 위해 절을 할까요? 아니면 어떤 해결책이 있을까요?(A : 절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열심히 일하십시오. 그런 노고를 보였는데, 절을 가지고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 목사님은 불교도로 출가를 결심하신 적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인연과 기독교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섭리는 어떻게 다른가요?
저는 이혼을 했습니다. 재혼을 해야할까요?(후략)
하나님 안의 아름다운 가정을 꿈꿨는데,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나고 빚을 떠안게 됐습니다. 이런 시련을 어떻게 극복하면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