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13
교회 목장 방학을 맞아 책모임을 하기로 했다. 고심해서 고른 책은 ‘내가 만든 신(팀켈러)’. 제목을 보면 눈치챘겠지만, 기독교 서적이다. 책에서 말하는 내가 만들어낸 신(우상)을 쉽게 정리하면 "저것만 있으면 내 삶이 의미 있어질 거야. 나도 가치있는 사람이 될거야. 내가 중요해지고, '안정감'이 들 거야."라고 하는 것들이다. 조금 더 기독교식으로 표현하자면 '하나님만이 주실 수 있는 것을 다른데서 얻으려 한다면 그게 바로 우상'이라는 것이다.
목원(셀원)중 일부가 이책으로 모임을 하면 ‘내가’ 좋아할 것이라고 추천했다.(나의 기도제목 -직업을 우상으로 여기지 않도록 하는 것- 때문이기도 하리라.) 나는 교회 출석도 열심히 하는 듯 보이고, 뭔가 봉사도 하는 것 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다 읽고나니 그 목원의 말처럼 내겐 이 책이 필요했던 것 같다.
책에는 돈, 사랑, 성취, 명예 등 우리가 본능적으로 추구하는 욕망들에 대해 언급한다. 하지만 결코 이들을 부정하고 피하라고 언급하는 것은 아니다.(이것들은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들 아닌가!) 다만 하나님보다 한참 아래 있는 이것들을 올바르게 다루도록 나를 성장시키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오늘은 챕터중 하나인 ‘사랑’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사랑에 대해선 내가 할말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다. 일부 친구들로부터는 너무 까다롭다는 공격을 받기도 하고, 내가 많이 서툰 영역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내가 '사랑'에 있어서 나는 무슨 '신'을 만들었단 말인가? 결백하다는 생각으로 글을 읽었다. 글을 읽고나니 1) 배우자를 너무 크게 생각해서 내 안정을 그에게만 찾는다면...(그의 재력, 능력, 따뜻한 말까지도) 2) 비슷하게는 내가 그에게서 얻을게 있어서 만나는 관계가 된다면 우상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됐다. 그것이 커지면 '이사람만 있으면 인생이 완벽할텐데!‘, 혹은 이런 사람만을 구해야만 할텐데! 하는 생각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나라고 이성을 만날때 이런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하긴 어려운 것 같다. 오히려 더 나은 더 완벽한 사람을 기대해왔던 것은 아닌가..?!
하지만 이렇게 해서 인생을 맡길 수 있는 만남을 가질 수 있을까? 나이를 먹고나니 어느 사람 하나 만난다고 인생의 모든것이 해결되는 일 따위는 없다는 것을 알게됐다.(나 역시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될 수 없다.)
글의 의미는 저런 것들을 가진 사람을 만나지 말라는 것이 아니리라. 다만 내가 원하는 것을 가진 상대방이 나의 전부가 되지 않도록 하는것! 혹은 그런 완전한 대상만을 구하며 다니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이부분 부터는 기독교인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리라.. 두 사람의 대단함에 의지해서 삶을 살아가는 대신 ‘그 모든것을 주실수도 빼앗을 수도 있는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우상의 위험함은 그 달콤함 보다는 ‘달콤함이 우리의 존재 이유인 하나님을 잊게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반면, 두사람이 함께하여 ‘모든것 위에 계신 예수님을 바라보는 관계’를 갖는다면, 그 만남은 인간이 이뤄갈 수 있는 기쁨 그 이상일 것이라 생각한다.
더 나아가 내가 무언가를 얻기 위한 관계를 쫓는게 문제라면, 그 반대로 내가 무언가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야겠다고 더 강하게 생각하게 됐다.(누군가에게는 내가 쓸모가 없을 수 있겠지만, 누군가에게는 또 매우 유익할 수 있으니..)
내가 잘 모르는 ‘사랑’이라는 주제도 이정도인데 돈, 성취, 명예와 같은 주제는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있을까? 언젠간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참고>
책에는 야곱의 이야기가 나온다. 야곱은 외모에 반해 ‘라헬’을 얻기위해 7년에 7년을 더해서 14년동안 라헬의 집에서 일했다. 그녀만 있으면 될것 같던 야곱은 동침하고 보니 라헬의 볼품없는 언니 레아가 있었다. 레아의 아버지는 언니를 시집보내기 어렵겠다 싶어 이런 속임수를 쓴 것이다.(욕망에 눈이 먼 야곱은 이런 두번의 속임수에 너무 쉽게 넘어가 분노했고, 당연히 레아와 잘 지냈을리 없다) 그런데 레아 역시 이런 야곱의 사랑을 얻기위한 수단으로 자녀를 계속 가진다...
--> 야곱과 레아는 인간에게서는 결코 찾을 수 없는 완전함을 인간에게서 계속 찾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