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다

손정의 300년 왕국의 야망 - 스키모토 다카시

by 정다엘 이상

이런 사업가들의 전기는 읽을 때 마다 배울 점이 많다. 배움이라는 것은 두 가지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로는 지식을 배우는 것이고 둘째로는 사고방식을 배우는 것이다. 지식은 시대가 변하고 사실로 알려지는 것이 추가되거나 수정됨에 따라 유통기한이 존재한다. 우주의 중심이 지구라는 지식이 진리로 받아들여지다가 지금은 우리가 우주적 관점에서는 하나의 점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처럼 말이다.


게다가 지식은 구하기 쉽다. 너무 쉬워져서 인간이 AI를 지식의 면에서는 따라갈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하지만 사고방식은 그 사람의 고유한 것이기에 배우기 어려울 뿐더러 무엇인지 가늠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AI는 이런 사고방식을 아직은 가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앞으로 인간이 열심히 배워야하는 것은 지식이라기 보다는 지식을 어떤 방식으로 쓸지 결정하는 사고방식이 될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식도 부단히 배워야겠지만..


책을 읽으며 파악한 손정의의 지식과 사고방식 몇 가지를 기록하며 훔쳐보고자 한다.



1. 첫째로 플랫폼에 대한 이해이다. 손정의는 록펠러가 석유 플랫폼을 구축해 독점력을 획득한 것처럼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독점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플랫폼은 게임의 룰을 지배한다는 의미로, 손정의의 전략은 현재 대다수의 빅테크 기업들이 사용한 전략이기도 하다.


가격 파괴를 통해 경쟁자를 모두 제거한 다음, 점유율을 올리고 가격을 인상하며 이익을 키운다. 아마존, 쿠팡, 넷플릭스 등 수많은 플랫폼 기업들이 비슷한 전략으로 성장했다. 성공 공식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다만, 시대가 변하고 있음을 체감하는 바 앞으로의 시대에서도 이런 전략이 유효할지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시대의 흐름을 꿰뚫어보고 그것에 올라타야한다는 것은 인정하나, 그 방식이 독점력을 구축하기 위해 경쟁자들을 공격하는 게 최선일까? 현대의 사람들은 어느 때보다 개인의 취향과 가치관에 민감하다. 선진국 기준으로 사람들이 돈을 지불하는 것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어떤 가치를 주는 것이다. 단순히 대기업의 상품만 구매하는게 아니라 영세한 기업일 지라도 그 기업에 감응한다면 기꺼이 돈을 지불한다. 어쩌면 이게 시대의 흐름일수도 있겠다 싶다.



2. 둘째로 목숨을 걸고 해보는 마음가짐이다. 살면서 목숨을 걸 만큼 간절하게 노력해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나름 열심히 살았다고는 자부하지만 목숨을 걸어본 적은 없다. 늘 적당한 선에서 만족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한 번 그런 간절한 마음을 가져보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마음가짐과 연결되는 것이 세상을 바꾸겠다는 선언인 것 같다. 사실 한 개인이 세상을 바꾸겠다 말하는 것은 설령 자신을 통해 세상이 더 좋아질거라는 믿음이 있더라도 오만한 발상일 수 있다. 자신이 믿는 좋음이 남들에게는 좋음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믿어 의심치 않는 신념과 그로 인해 세상이 더 좋아질 거라고 믿는 마음, 그리고 그걸 반드시 이루어내고 말겠다는 의지가 영웅을 만들어낸다. 손정의가 세상을 더 좋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 대답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지금까지 해낸 것들은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대단한 사업가이며 인터넷 혁명을 앞당겼고 지금도 새로운 도전을 하며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가 매번 막대한 리스크를 감수하며 목숨을 걸고 일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이거 참 가슴이 뛰지 않을 수 없다. 한번 태어난 거 그렇게 살아보는 것도 즐겁지 않을까?


사실 굉장히 예전부터 나는 세상을 바꾸고 싶었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이 있었으며 나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이라기 보다는 더 좋은 사회,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커가며 그런 이상은 점점 흐릿해진다. 나에게 그런 능력과 실력이 있는가에 대한 의문과, 고작 나라는 한명의 개인 따위가 그런 오만한 꿈을 가지는 것이 맞냐는 의문이 내 이상을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만들었다.

그에 따라 내 꿈은 점점 작아졌고, 절실함의 깊이 마저 얕아졌다. 적당히 만족하게 되었으며 그럭저럭 잘 살 것 같았다. 현실과 타협했다.


그런데 이제 무엇에 집중하고, 무엇에 집중하지 않을지 정했다.



3. 셋째로 귀인을 대하는 태도이다. 손정의는 고생의 연속이던 창업기를 넘길 수 있도록 지지해준 은인들에 대해 매년 회사를 동원해 은인 감사의 날 행사를 연다. 나는 어떤 사람이 귀인을 대하는 태도가 그에게 오는 귀인이 된다고 생각한다.


돌이켜보면 내 삶에 귀인이 참 많았다. 나에게 귀인이란 의도했든 그렇지 않았든 내가 믿고 있던 것들을 깨서 나를 넓혀주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내가 틀에 갇히지 않도록 도와주었으며 지금의 나를 있게 해주었다. 그들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은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을 표현하고 마음을 전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4. 마지막으로 동지적 결합이다. 사람과 사람을 하나로 묶어주는 결합 중 최고는 동지적 결합이라는 문구가 나온다. 그리고 동지적 결합이란 뜻을 함께하는 것이다. 이것은 귀인과도 연관되는 이야기인데, 손정의의 성공이 그 주변의 동지들이 없었다면 불가능 했을게 분명하듯이 나도 날 도와주고 넓혀준 이들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올해 초부터 만든 모임이 하나 있다. 구성원들은 나에게 있어 친구이자 귀인이고, 우리는 뜻을 공유하고 있다. 썩 괜찮은 동지적 결합의 사례라고 생각이 된다. 함께 모여 서로의 이상을 공유하고 고민을 털어놓으며 신나게 웃고 마시고 떠든다. 그들과 훗날 무슨 일을 하게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뜻이 있기에 그런 일을 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그 때가 되면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싶다.


모임 운영에 대해서는 항상 고민이 많지만 같은 뜻을 공유하며 함께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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