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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L Sep 15. 2023

PF 부실 근황 1탄 (브리지론, 증권사, 저축은행)

금융위원회는 말해주지 않는 이야기




2023년 9월 12일 부동산 PF 사업 정상화 추진상황 점검에 대한 금융위원회 보도자료가 올라왔습니다.

 

https://www.fsc.go.kr/no010101/80724?srchCtgry=&curPage=2&srchKey=&srchText=&srchBeginDt=&srchEndDt=  






결과를 짧게 요약하자면, 23년 6월말 기준 전체 연체율은 2.17%로 약 2.5조이며

8월말 기준 <PF 대주단 협약>이 187개 사업장에 적용중이고

그 중 152개 사업장에 대해 신규자금 지원, 이자 유예, 만기 연장 등의 정상화 및 연착륙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전체 금액 155조 중에 연체 금액이 2.5조만 되는 것이며 생각보다 안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게다가 위험 사업장의 80%는 정상화가 진행되고 있다니

커다란 문제로 번지지는 않을 거라는 안심을 주는 보도자료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한 마음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과연 정부가 하는 말을 그대로 믿어도 괜찮을까요? 


거짓말을 간파하려면 디테일에 주목해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 번 세세히 살펴보겠습니다. 




PF (project financing) 의 구조



뉴스를 보다보면, PF 대출과 브리지론이라는 또 다른 대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연체율과 위기에 대해 알려면 우선 구조를 대략적으로라도 알고 있어야한다. 


건물을 올리기 위해서는 다음의 단계들이 필요하다. 


건물을 올릴 땅 구매

인허가 받기, 건설사 선정 

건물 올리기

분양 및 매각


매우 단순화 했지만, 필요한 내용은 다 들어있다. 


이 때, 땅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시행사는 '브리지론' 대출을 받게 된다. 

이 대출금으로 땅에 대한 권리를 확보하는 것이다. 

본 PF 대출을 받기 전에 그곳으로 가는 다리 역할을 해서 '브리지'라는 이름이 붙었다. 

브리지론은 만기가 6~12개월인 고금리 대출이다. 

고금리라는 말은 위험성이 크다는 말이고, 그렇기에 저축은행, 증권사, 여신 전문회사, 새마을금고 등이 높은 이자 수익을 노리고 많이 참여한다. 


본 PF는 건물을 올리기 직전 단계에서 받아야하는 브리지론의 약 10배 규모의 큰 대출이다. 

보통 은행과 보험사 등 자금규모가 크고 자금 운용을 보수적으로 하는 건실한 금융기관이 참여한다. 

이 대출금으로 브리지론을 상환한다. 

PF 대출금은 분양 대금으로 상환하게 된다. 




성공하기만 하면 돈방석에 앉을 수 있다. 





세부적인 현재 상황



거시경제


주택 가격이 근 몇달간 빠르게 하락했으며 미분양 매물이 증가했다. 

또 시중금리가 빠른 속도로 인상되었다. 


이는 분양 수익 악화를 의미하고 리스크가 커지면 PF 대출이 잘 나오지 않게 된다. 

만기가 짧은 고금리의 브리지론을 어서 갚아야하는데

PF 대출의 기준이 강화되며 브리지론부터 부실이 터지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대주단 협약 대상 사업장 중 77%가 브리지론 부실 사업장이다. 





은행, 보험사 


PF 대출 잔액은 각각 40조원 대로 가장 크지만, 

연체율이 1% 미만으로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 

은행과 보험사에서 PF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증권사 


PF 대출 잔액 5.5조, 연체율은 17.28%, 약 9000억원 연체

연체율 17%는 경이로운 숫자다. 

물론 증권사 자기자본의 약 1% 수준의 연체액이기에 전액 손실처리 하더라도 커다란 금융위기가 발생할지는 미지수다. 


다만, 증권사를 비롯한 제2금융권은 '브리지론'에 많이 참여했고 

앞서 말했듯이 <PF 대주단 협약>의 대상이 된 187개의 사업장 중 77%인 144개가 

브리지론 단계에 머물고 있는 사업장이었다. 


게다가 올 상반기에 만기가 예정되어있던 전체 PF 대출액 5조 2000억원 중 73%가 만기 연장됐다. 

당장 한숨 돌렸다고 말할수도 있지만,

만기 연장으로 인한 이자 비용이 더 증가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증권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액 중 7조원 가량은 공실률이 높은 해외 상업용 부동산에 들어있다. 

이로 인한 손실액도 감안하면 증권사의 부실화는 어쩔 수 없어 보인다. 





저축은행 


PF 대출 잔액 10조, 연체율은 4.61%, 약 5000억원 연체


이런 와중에 저축은행은 이번 상반기 적자전환했다. 



저축은행 2023 상반기 손익 현황, (금융감독원)




저축은행같은 제2금융권의 경우, 높은 예금 이자를 줘야하기 때문에

대출금리도 높고, 브리지론같은 수익성 높은 사업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위의 표를 보면 금리 인상의 여파로 이자 수익이 늘었지만 

동시에 이자 비용이 더 크게 증가하여 이자이익이 작년 상반기에 비해 줄어든 것이 보인다. 


또, 연체가 발생하면 연체액의 일부를 손실로 잡는 대손충당금이 크게 늘어났다. 


이런 이유로 1년만에 1조원 가량의 이익이 줄어 적자전환 한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현재 연체율이 4.61%라고는 하지만 

아직 연체로 잡히지 않은 잠재적 손실액의 규모가 크다는 점이다. 



https://www.sedaily.com/NewsView/29UIKBKOZD

출처: 서울경제




요주의여신은 전체 PF 대출액의 30.18%를 차지하고, 

보통 한 달 이상 이자를 못내면 요주의여신으로 분류된다. 

한 달 이상 이자를 못받은 대출액의 규모가 전체 대출의 30%, 9조원에 육박한다는 말은 등골이 시리게 한다. 



디테일을 봐야 거짓말을 간파할 수 있다. 





다음 글은 아직 못다한.. 


이런 와중에 가동되고 있는 대주단은 무엇인지, 

정말 사업이 정상화되고 있는 것인지, 

건설사들이 폐업하고 있는데 그 근황과 이유는 무엇인지, 

좀비 시행사 등장까지의 이야기. 


PF 부실 근황 2탄으로 돌아오겠습니다. 


2탄 보러가기.

https://brunch.co.kr/@wjdekdpf7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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