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영화처럼 산다면야>는 이연님과 동선님이 영화를 매개로 주고받은 글을 모은 책입니다. 두 사람은 어릴 때부터 영화광입니다만, 이 책에서 영화는 삶의 이야기를 부르는 길라잡이 역할을 합니다. 영화로 시작하지만 어느덧 두 사람의 묵직한 이야기로 우리를 이끕니다. 두 사람의 이야기가 예사롭지 않은 건 삶을 대하는 두 사람의 태도와 시선이 남다르기 때문입니다. 초월과 집착, 밀어냄과 끌어당김, 솟아오름과 가라앉음, 신성과 악마성, 자기의 내적 분열을 회피하지 않고 내 속의 다중성을 옹호합니다.
이를 위해 이 두 사람이 택한 전략은 기억입니다. 망각이 편할 텐데, 기억의 편에 서기로 했습니다. 이 우주에서 그걸 아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책임감마저 느껴집니다. 놓치지 않으려는 기억, 곱씹어 단물이 배어나는 기억, 삶의 실마리. 그 기억은 그저 낭만적인 추억이거나 넋두리가 아닙니다. 글 속에 소리가 들리고 냄새가 나고 입에 씹히기도 합니다. 두 사람이 맡은 냄새, 감촉, 맛, 그리고 타인과의 인연이 어떻게 삶과 닿아 있고 삶을 밀고 나가는 힘이자 변곡점이 되는지를 탁월하게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