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MRI 찍어서 검사 결과가 나왔는데 수술해야 되면 어떡하죠? 지금 상황이 길게 쉴 수가 없는데… 나중에 검사해보고 싶어요.
이렇게 말씀하시는 환자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옛말에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처럼 병을 모르고 살면 차라리 마음이 편할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검사를 늦추는 것이 환자의 치료에 도움이 되지는 않습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검사를 하던 하지 않던 환자의 상태는 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적절한 검사로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판단한다면, 설령 해야 하는 수술이라도 그전까지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엄청 아픈 것은 아니지만 내 몸에 문제가 있는 상태가 지속되는 것이 신경 쓰입니다. 수술을 하면 깨끗해질까요?
몸에 문제가 있을 때 수술을 해서 깨끗해지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에 있어 수술은 최후의 수단인 경우가 많습니다. 수술이라는 것은 모든 경우에 있어 정상 조직의 손상을 감수하고 진행하게 됩니다. 따라서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경우 (예를 들어 암수술 등으로 대표되는 일반외과 수술) 에는 수술을 늦춰서 득이 될 것이 없지만, 근골격계 (척추, 관절)의 경우에는 보통은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행하고, 환자가 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 수술 치료를 진행하게 됩니다.
디스크가 터져서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너무 무서워요 보존적 치료로 안될까요?
반대로 수술이 필요한데 수술을 늦추는 경우는 문제가 커질 수도 있습니다. 근골격계 질환의 대부분은 수술을 시급하게 해야 하는 경우가 드물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수술이 늦어지면 손상 범위나 후유증이 커지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디스크 파열로 인해 근력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가능하면 빠르게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칫 근력 약화가 더 진행하거나 고착화되는 경우에는 장애로 남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수술을 늦추지 말고 진행해야 병의 악화를 막을 수 있습니다.
수술은 해야 되는데 저는 수술이 너무 무서워요. 전신마취로 해주세요.
사실 제 이야기입니다만… 수술받는 것이 무서워서 저는 수술을 한다면 전신마취로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의학적으로는 이러한 판단이 맞는 것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전신마취와 부분마취는 그 위험도나 의사-환자 모두에게 그 부담감이 다릅니다. 건강한 청장년층이야 전신마취에 대한 위험도가 그렇게 높지 않겠지만, 연세가 있는 노년층에서는 전신마취 그 자체가 위험성이 있는 술기입니다. 그래서 만약 부분마취로 가능한 수술이라면 부분 마취를 통해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저도 수술을 받아야 한다면 부분마취가 가능한 경우에는 부분마취로 수술받을 겁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전신마취를 해야 하는 수술을 부분 마취를 고집하는 것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부분마취는 전신마취에 비해서 마취의 유지, 환자의 컨트롤이 제한적이라 규모가 큰 수술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