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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ns Jun 15. 2016

치매: 정의와 진단

치매 시리즈 1. 치매의 정의와 진단

수년전 정우성, 손예진 주연의 "내 머리 속의 지우개"라는 영화가 있었다.  알츠하이머 병에 걸린 수진(손예진)과 철수(정우성)의 가슴 아픈 사랑을 그린 영화였다. 실제로 기억을 잃어버리는 저런 병은 실제 하는 것일까?


알츠하이머병은 생각보다 흔하게 주위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다만 그 대상이 영화 속에서 처럼 젊고 아름다운 여성보다는 노인에서 관찰된다는 것이 차이일 뿐. 


평균 연령이 높아지면서 치매인구의 부양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데 이러한 치매의 주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알츠하이머병이다. 그렇다면 치매는 대체 무슨 병일까? 어디서부터 치매라고 진단하고 언제부터 약을 먹어야 하는 걸까? 나도 가끔 기억력이 깜박깜박하는데 이런 것이 치매기가 있다는 것일까?

 

사람은 그 특성상 명확한 것을 좋아하는 면이 있기에 병에 대하여 접근할 때도 "확진"이라는 표현을 그렇게 좋아한다. 예를 들어 진료를 하다 보면 "그럼 전 감기로 확진된 건가요?, 폐렴은 아니지요?" 이런 식의 질문들을 많이 듣게 되는데, 사실 치매는 이렇게 명확하게 선이 그어져 있는 병이 아니다. 그래서 더 이해하기 어려운지도 모르겠다.


치매라는 병은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인지기능의 저하로 일상생활 수행능력에 장애를 일으키는 경우 


사진 찍어서 혹은 피검사에서 어떠한 소견이 보인다고 하여 치매를 확진하지 않는다. 치매라는 병은 증상적인 병이고, 일정한 기준을 정하여 그 범주안에 들어가는 경우를 치매로 진단하고 치료한다. 따라서 어떠한 원인이든 사람의 인지기능의 저하를 일으켜 그에 따른 일상생활 수행능력의 장애를 일으키는 경우에는 치매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 그래서 치매는 매우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뇌졸중등 뇌혈관의 문제로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 이제는 많이 알려진 알츠하이머 치매와 파킨슨 치매, 루이체 치매. 알코올성 치매 등등.

<참고> 전신마취 등 일시적인 이벤트에 의한 인지장애는 "섬망"이라고 하여 따로 분류한다.


그러면 치매는 어떻게 진단하는가?

아이러니하게도 치매의 진단이 중요한 이유는 치료를 시작하는 목적 외에도 국가에서 치매가 진단된 노인들에게 지원하는 항목들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장기요양등급 심사의 경우에 치매진단이 있는 경우와 진단이 없는 경우 그 혜택이 다르다. 또한 치매환자의 경우 치매약의 일정 부분을 국가가 지원하기도 한다. 이러한 여러 가지 사회적 제도와 맞물려 치매의 진단은 종종 논란이 되기도 한다. 


의사마다 치매를 진단하기 위해서 시행하는 검사가 다른 경우도 있는데 대학병원의 경우 뇌에 대한 영상학적 검사에서부터 2시간이 꼬박 소요되는 신경심리검사, 정밀한 피검사 등을 하고, 치매를 진단하지만 개인의원의 경우 검사시간이 5분 남짓한 간이검사만으로 진단을 하기도 한다. 



다양한 치매의 검사방법들



엄밀히 말한다면 치매라는 질환 자체가 환자의 기능의 변화에 의하여 진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싼 검사들이 진단이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치매의 진단이 사회적인 지원과 맞물려 처음 방문한 병원에서 치매진단을 요구하거나, 검사 결과를 고의로 엉망으로 답하여 혜택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문제이다. 그래서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진행할 때는 치매약의 복용기간과 진료기록들을 고려하여 판정을 내리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부분이다.


원칙적으로 치매 진단을 위해서는 

1. 환자의 병력에 대한 지속적인 기록

2. 문답 및 수행능력 검사를 통한 환자의 인지기능 및 일상생활 수행능력 평가 

3. 다른 질환에 대한 감별 (영상학적 검사, 피검사등)

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좀 더 확실하게 모든 검사와 진료 기록이 있는 사람만 치매로 인정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와 같은 형태로 운영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진료와 검사의 목적은 환자의 호전과 질병에 대한 치료에 있기 때문이다. 조건이 많아지면 관리 비용이며 검사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치매는 특정한 하나의 질병이라기보다는 인지기능 저하로 인한 일상생활의 장애를 겪는 경우를 이야기하는 명칭이다. 또한 진단 여부에 따라 사회 전체의 부담이 달라진다. 따라서 치매의 정확한 진단과 사회적 관리를 위해서는 의사와 환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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