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 예측하기
성인 키 예측과 성장호르몬에 관련된 이야기
180cm 이하는 루져
라는 말이 사회를 들썩이게 한 적이 있었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키가 가지는 비중은 작지 않다. 실제로 키가 크면 더 수입이 많고 더 좋은 배우자를 만난다는 웃지 못할 연구결과들도 여러차례 발표 되었다. 그래서인지 요즘 부모들에게 아이의 키는 건강하게 자라는 것만큼이나 커다란 관심사이다.
필자도 사춘기 시절 크지 않은 키로 많은 고민을 했었고, 생물시간에 나오는 성장호르몬이라는 것이 있어 맞기만 하면 키가 크는 주사로 생각해 맞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이제는 그러한 것들에 대해서 어느 정도 명확한 지식을 가지고 성장 호르몬과 키에 대해서 지극히 의사로서의 접근을 해보고자 한다.
성인 키 예측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의 키를 예측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다음의 공식을 사용한다.
아들: {아빠 키+(엄마 키+13)} / 2 ± 5cm
딸: (아빠 키-13)+엄마 키} / 2 ± 5cm
물론 저기서 벗어나는 경우가 결코 적지 않다. 하지만 인류라는 집단 전체를 놓고 계산해 본다면 이 공식은 꽤나 정확한 편이다.
예를 들어 엄마의 키가 160이고 아빠의 키가 173이라고 하자.
아들을 낳을 경우의 예측키는 168~178cm
딸을 낳을 경우의 예측키는 155~165cm이다.
엄마 아빠의 키가 작아 실망했는가?
그래도 걱정하지 마시길... 저 공식에 따라서도 10cm 정도의 키는 변화가 가능하고, 실제로는 세대를 거듭할수록 영상 상태 및 환경이 좋아져 공식을 벗어나게 자라는 경우도 적지 않으니...
성장호르몬
성장호르몬을 맞으면 키가 큰다?
이 말은 맞지만 또 틀린 말이다.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특발성 저신장증 아이에서 성장호르몬을 4-7년 투여했을 때 평균 3.5-7.cm의 최종 키 증가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J Clin Endocrinol Metab 2008.)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특발성 저신장증 아이의 경우이다. 아직 정상으로 성장하는 아이에서 성장 호르몬의 치료 효과에 대한 신빙성 있는 결과는 없다.
성장호르몬은 위험하다?
성장호르몬은 키뿐만 아니라 신체의 많은 부분의 대사와 성장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부작용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의사의 지도하에 적응증에 맞추어 잘 사용한다면 유의한 부작용의 발생은 많지 않은 비교적 안전한 약물이다.
성장호르몬은 비싸다.
그렇다. 성장호르몬은 비싸다.
성장호르몬 치료를 하는 경우에는 충분한 용량을 투여하는 것이 중요하고, 체중에 따라서 용량을 늘려 사용해야 한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체중이 30kg 인 아이의 월간 치료비는 약 85만원 정도 든다. (연간 약 천만원)
사춘기가 지나도 성장호르몬을 맞아도 된다?
급성장 이후 키가 잘 안크는 경우
초경이 시작된 경우
등의 후기 사춘기에는 성장호르몬 치료를 권장하지 않는다.
정리
성장호르몬은 여러 가지 성장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들에 치료 목적으로 사용한다.
(성장호르몬 결핍증. 터너증후군, 부당 경량아, 프라다-윌리 증후군 등등)
하지만 이외에도 특발성 저성장증에도 사용할 수 있다.
여기서 특발성이란 뚜렷한 원인 없이 저신장증인 경우를 이야기한다. 저신장의 정의는 가족과 민족, 인종마다 다를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3백분위수 미만인 경우 저신장이라고 한다. 이러한 특발성 저신장증의 경우에도 성장 호르몬을 투여해볼 수 있고 그 효과가 입증되었다.
참고> 만약 부모의 키가 작고 아이가 키가 작지만 부모의 키에 비추어 볼 때 정상 성장을 하고 있다면 특발성 저신장증이라는 말 대신 가족성 저신장증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성장호르몬의 부작용은 혈당 변화, 척추측만증의 악화, 과민반응, 종양의 발생 (논란의 소지가 있다.)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응증이 되는 아이에서의 성장호르몬 투여는 실보다 득이 많은 치료로 생각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키가 보통이거나 약간 작은 아이를 키가 큰 아이로 키우고자 성장호르몬을 투여하는 것은 그 효과나 비용, 부작용 등 다른 여러 가지 부분을 고려할 때 권장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