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onolab May 28. 2017

온갖 회색 가운데서

#48 자기합리화의 힘

#48 나를 위한 최소한의 권리, 자기합리화의 힘

- 이승민 지음

누구든 읽기에 참 좋은 2h



오직 나를 위한 마음의 변호


방어기제가 학습되는 측면이 있다고 해도, 누군가의 방식을 무조건적으로 복제하는 방식을 띠지는 않는다. 방어기제는 진화한다. 활용을 거듭하다 보면 더 세련되고, 정교하게 다듬어진다. 효과가 없다고 여겨지는 방어기제는 과감히 버려지고, 새로운 방식들을 추구하게 된다. -p20


친절하게도 안나 프로이트는 여러 가지 방어기제에 적합한 명칭을 부여해 개념화했다. 덕분에 우리는 '억제', '동일시' 등의 간단한 단어로 사람들이 취하는 자기방어의 형식을 정확하게 명명할 수 있게 되었다. 방어기제의 종류는 정신건강의학과 교과서에 소개된 것만 해도 대략 2가지가 넘을 정도로 다양하다....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인 조지 베일런트는 '방어기제는 성숙한다'는 명제를 바탕으로 방어기제를 분류하는 작업을 했다. -p31


- 자기애적 방어(병리적 방어) : 부정, 분리, 투사, 투사적 동일시 등
- 미성숙 방어 : 행동화, 동일화, 신체화, 퇴행 등
- 신경증적 방어 : 억압, 반동형성, 격리, 취소, 전치, 상징화, 해리, 지식화 등
- 성숙한 방어 : 이타주의, 금욕주의, 유머, 승화 등


'나는 성숙한 사람이 되기 싫어. 하고 싶은 대로 살 거야'라고 마음먹는 사람에게 누가 돌을 던지겠는가. 어렵게 살기보다는 그때그때의 마음에 충실하고 싶다는 생각, 억지스럽거나 사회적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 차원에서 자신의 욕구를 충실히 만족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다양하다. 성숙하다는 것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것일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 성숙과 미성숙을 결정하는 주체는 나여야 한다. 누군가 분류해놓은 잣대가 있어야만 나의 방어기제의 성숙도를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P39


오늘도 우리는 편하고 익숙한, 그래서 그간 유용하게 사용해온 방어기제들을 사용하고 있다. 좋다 나쁘다를 판단하기보다는 나는 어떠한 방어기제를 사용하는지 탐구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당신은 얼마나 성공적으로 자신을 방어하고 있는가. -P48




어떤 시선으로 보더라도 스트레스에 나를 내던지기보다는 스트레스로부터 도망치는 편이 낫다. 나를 보호애야 한다. 재도전의 기회를 가지려면 내가 온전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상처와 자기비난으로 파김치가 된 사람이 새로운 사랑에 감히 접근할 용기를 가질 수 있을까. 비록 한 차례 실패하더라도 나를 여전히 괜찮은 사람으로 남겨둘 것인가. 아니면 이 실패가 나를 못나고 가치 없는 사람으로 만들어버리도록 내버려둘 것인가.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든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 인생은 계속되기에. -P56




모든 것이 나의 탓일 수는 없다


언어가 발달하고 인지적으로 성숙할수록 합리화의 기술은 더욱 늘어간다. 합리화는 기본적으로 자신을 설득하는 일인데, 그 설득은 어느 정도의 이유와 근거를 갖추고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과관계에 서투른 아이들에게는 이러한 작업이 근본적으로 쉽지 않다. 원인과 결과에 대한 이해를 더욱 갖추고 스스로 기승전결을 만들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을 때 비로소 손쉽게 합리화를 할 수 있게 된다. -P62


합리화는 인생을 마감할 때까지도 계속된다. 질병, 사고, 노화. 어떠한 요인으로 인한 것이든 인생의 끝머리에 서 있는 사람들은 그들의 인생이 의미가 있었음을, 헛되지 않은 것이었음을 스스로에게 설득할 필요가 있다. 미련과 후회 속에서 삶을 마감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장성한 자녀들, 이루어놓은 경제적/사회적 지위들, 사소하거나 대단한 업적들. 이런 것들을 떠올리면서 스스로 삶의 의미를 만들어내야 한다. 삶의 뒤안길에 서 있는 사람들이야말로 그들의 '인생 전체를' 합리화해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하나하나의 에피소드가 아니라 인생 전체, 한 사람의 인생 모두가 대상이 되어야 한다. 인생에 걸쳐 쌓아온 한 사람의 합리화 기술 전체가 집대성되어야 할 중요한 시기인 것이다. -P64


누구의 인생에나 갈림길이 있다. 그 길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 걸어온 길을 돌이키며 회한과 아쉬움을 곱씹을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또한 가지 않은 그 길에는 무엇이 있는지 평생을 궁금해하며 살아가기도 한다. 현재를 충실히 사는 것은 모두가 원하는 바다. 그러나 과거의 하지 않은 선택이 눈앞에서 아른거리는 것은 막을 수 없다. -P71


인생의 선택에 끝이란 없었다. 모든 것은 결국 선택의 연속이었다. 100퍼센트 확신을 가지고 선택할 수 있는 것이란 거의 없었다. 선택은 곧 현실이 되었고, 그 친구는 이 현실이 무채색의 흑백보다는 무지개색의 찬란함을 띠기를 바랐다. 현실을 포장하고, 나에게 최선의 결과임을 설득하려 애썼다. -P74


사회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는 이러한 현상들을 유명한 '인지부조화 이론'으로 정리하여 발표했다. 사람들은 그들의 행동, 태도, 믿음이 서로 부조화 상태일 때 불편함을 느끼게 되고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행동과 믿음을 일치시키려 노력한다는 것이다. 쉽게 이야기해서 사람들은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상태를 불편해하기에 이러한 괴리를 바로잡고자 노력한다는 것이다. 이런 부조화 상황에서 행동을 수정하는 것보다는 믿음을 수정하는 것이 더욱 쉽다. 행동은 몸을 움직이는 것이지만 믿음의 수정은 내 머릿속에서만 이루어지면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인지부조화 이론에서 사람들은 주로 그들의 믿음과 생각을 수정하여 행동과 일치시킴으로써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P89


우리는 인과관계에 익숙하다. 어떤 일이 생기면 그에 대한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벌어진 일에 대한 그럴듯한 설명을 해내는 일은 진료실에서도 비일비재로 일어난다. ... 필연적으로 이런 질문들의 해답을 찾아야 하는 정신과 의사는 마치 '탐정'과도 같다. 여러 가지 증거와 상황 속에서 항상 적절한 진단을 도출해야 하고, 증상과의 인과관계를 찾으려 노력한다. 심리학은 영상학 검사나 혈액검사와 같은 검사들을 활용하는 데 제한이 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P91


세상을 향한 우리의 믿음이 100퍼센트 옳을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기에 언제나 진실을 추구하고 무언가를 배우려 하며, 그러한 진실과 배움을 토대로 스스로의 믿음을 수정해 나간다. 자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발전하고 변화하려는 것은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믿음이 잘못된 것임을 직면하는 것은 몇 배로 더 어렵고 고통스러운 일이다. 겸허히 자신의 부덕과 경솔을 받아들이는 일은 쉽지 않다. 바꾸는 것보다는 유지하는 것이 더 쉽다. 그렇기에 우리는 자신의 믿음에 반하는 증거를 대면하는 것보다는 믿음을 뒷받침해주는 증거들을 더 신뢰한다. 마치 그 증거들이 내가 옳은 사람임을 증명해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P96


사람은 자신의 부모를 선택할 수 없다. 불행한 환경에서 자란 것은 개인의 허물이 아니다. 영화 <굿 윌 헌팅>에서 로빈 윌리엄스는 불행한 반항아 맷 데이먼에게 "너의 잘못이 아니야"라고 토닥이며 그의 마음을 연다. "그건 너의 탓이 아니야. 넌 아무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았어. 그건 너의 부모, 너의 환경, 너의 상황 탓이지 너의 잘못은 없어. 그러니 스스로를 자책하지 마라. 넌 그렇게 가치 없는 사람이 아니다." 부모의 허물과 스스로의 자존을 분리시킬 수 있도록 도왔던 것이다. 우리에게도 이런 토닥임이 필요하다. ... 하지만 항상 나를 따라다니며 내가 상심할 때마다 위로를 건네줄 조냊가 우리 주변에는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런 달콤한 위로를 스스로 만들어내야 하고, 그 위로의 레시피는 바로 합리화이다. -P101


정리해보면 우리가 무언가를 원할 때 크게 세 가지 상황이 나타날 수 있는데, 하나는 원하는 것을 가지지 못하는 상황, 하나는 원하는 것을 가졌지만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 마지막 하나는 원하는 것을 얻었고 이것이 매우 만족스러운 상황이다. -P104


바람, 소망, 만족, 회피 같은 일상의 모든 감정은 합리화와 연결되어 있다. 사람은 동물처럼 잘 먹고 잘 자기만 하면 되는 생물체가 아니다. 단순히 의식주뿐만이 아니라 자신을 만족시키기 위한 수많은 물질들을 원하고, 예상 못한 다양한 상황에서 만족과 불만족을 경험한다. 불필요한 상황과 수없이 마주치기도 한다. 밥만 먹고살 수는 없기에, 호불호가 너무도 많기에, 우리에게는 합리화가 절실하다. -P107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세상 모든 일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는가. 좋은 놈 나쁜 놈으로 세상 사람들을 칼로 무 자르듯 나눌 수 있을 것인가. 세상에는 모호한 것들이 너무 많다. 흰색도 검은색도 아닌 회색빛의 일들이 도처에 깔려 있다. "너는 나를 왜 좋아하니?"라는 질문은 이상하다. 감정에 어떠한 원인을 강요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 아니겠는가. 누군가 자신을 좋아하는 이유를 물어보게 되면 당황스럽다. ... 이유없이 그냥 널 좋아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나에게는 훨씬 설득력이 있는 말이라고 하더라도, 상대방은 이유를 듣고 싶어 한다. 이유가 있어야만 감정에도 설득력이 있단다. 뭐 어쩌겠는가. -P109



상처받지 않는 것들의 비밀, 자기합리화


고통을 견디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최소한의 방어막도 없이 모든 화살을 맞아내는 것만이 성숙의 길인 것처럼 여겨지는 것은 잘못됐다. 습관적인 자책보다는 습관적인 방어와 수비가 더 나은 나를 만드는 지름길이다. -P117


좋은 합리화는 합리적 사고의 결과물이어야 한다.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충분히 사고한 후 내놓을 수 있는 결과물일 때 합리화의 가치가 빛을 발할 수 있다. 합리적 사고는 철저히 의식적인 사고이다. 무의식적으로 나타나는 본능적 사고가 합리적일 가능성은 매우 떨어질 수밖에 없다. ... 본능적으로 갖게 되는 무의식적 욕구와 생각들을 충분히 억제한 후, 인간적이고도 이성적인 사고를 할 때 좋은 합리화가 생겨날 수 있다. -P123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존재 자체가 스트레스다. 조울증의 조증 상태에 빠져 세상이 행복과 기쁨으로 가득 찬 환자가 되지 않고서야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길은 없다. ... 스트레스는 항상 우리 옆의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존재하고 있다. 기왕 옆에 둘 거라면 적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친구라고 생각하는 게 더 낫다. 스트레스 없이 잘 지내다가 다시 스트레스가 생기면 "어디 갔다 왔니, 친구야"하며 맞아주는 게 더 낫다는 이야기다. -P126



살면서 참 많은 갈림길과 위기의 순간을 걸어왔다. 모든 선택과 집중, 기회의 활용과 실패의 순간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어왔다. 많은 순간들이 쌓여 나의 사상과 가치관을 만들어왔다. 무작정 수많은 책들을 읽고 나면 나중에는 그 내용을 하나하나 기억은 할 수 없더라도 나도 모르게 내 생각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과 같다. -P130


모호함. 이것이 합리화의 중요한 주제이다. 사실 우리가 합리화하는 많은 명제들이 모호함이라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객관적이기보다는 주관적이며, 과학적이기보다는 임의적이다. 어울린다와 어울리지 않는다, 좋은 인생과 나쁜 인생, 맛있는 식사와 그렇지 않은 식사. 어떤 기준이 뚜렷이 정해진 것들이 아니다. 내가 결론짓고 나 스스로 믿어버리기에 딱 좋은 것들이다. ... 모호하기에 내가 믿어버리는 것이 설령 거짓일 확률이 있더라도 비난받을 수 없다. -P142


긍정적 사고는 기본적으로 세상을 더 살만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사물의 좋은 점을 더 강조한다는 점에서 합리화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좋은 합리화는 현재의 스트레스를 스트레스가 아닌 것으로 받아들이려 하는 행위임에 비해, 긍정적 사고는 스트레스조차 기쁨과 행복의 원동력으로 삼으려 한다는 점이 다르다. 합리화는 부정적 상황을 중립적 상황으로 만드는 데 초점을 두는 반면, 긍정적 사고는 부정적 상황에서 중립을 뛰어넘어 긍정적 상황으로 만들려 하는 행위이다. 수비에서 미드필더를 거치지 않고 바로 공격수에게 볼을 투입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 -P144


힘든 상황을 힘들지 않은 상황으로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모여, 나중에는 이 상황을 '좋은 상황'으로 여길 수 있는 발판이 된다. 좋은 합리화를 자주 하려는 노력이 나중에는 긍정적 사고를 만든다. 단순히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라는 막연한 말보다 "이 상황에서 어떻게 생각해야 덜 힘들까요?" 이야기해주는 거싱 우울한 사람들에게 훨씬 현실적이고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긍정까지는 바라지도 않아. 네가 힘든 생각에서만 벗어난다면 좋겠어." 힘든 당신에게는 이러한 말이 더 어울린다. -P146



그러므로 당신이 어떠한 결정을 내리기를 원한다면 우선, 당신의 결정이 만족감만을 남길 것이라는 기대를 접는 것이 좋다. 필연적으로 후회가 뒤따를 것이라 여겨야 한다. 긍정과 부정의 양면을 모두 고려하고, 부정적인 면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쪽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결과를 감수할 수 있을 때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다. 100퍼센트보다는 70~80퍼센트 정도에 만족하고 남은 20~30퍼센트를 자신의 노력으로 채운다고 생각을 할 때 우리는 비로소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다. ... 내 결정이 후회를 남길 수 있음을 인정하고, 후회를 노력으로 메우며 살아가려는 경험과 노하우를 얻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P152



어떻게 보면 쿨하게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은 결정에 확신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이렇게 합리화를 잘 하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많다. '지난 일을 후회해서 뭣하겠어', '나에게는 이게 최상의 결정이었어', '다른 길로 가서 더 나은 미래가 열린다고 어떻게 보증할 수 있겠어', '지금이 나에게는 최상이야', '나쁜 면만 보지 말고 좋은 면을 좀 보자고'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데 익숙한 사람들의 사고법이다. 최상의 결정으로 최고의 현재를 누리고 있다고 스스로 굳게 믿어버리는 것이다. ... 결정을 돌이킬 수 없다면, 이 결정이 나에게 최상임을 스스로에게 설득시키자. -P156


나 자신에 대한 믿음과 신뢰, 이것은 즉 나의 자존감이다. 결국 자존감의 정도가 합리화의 밑천이 된다는 이야기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일수록 스스로가 만들어낸 그럴듯한 설명들에 더욱 믿음을 가질 수 있다. 나는 참 괜찮은 사람이라는 믿음이 합리화에 대한 의구심을 없앤다. -P164


얼마나 아플지는 스스로 결정할 것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토록 힘들어하는 내 현재의 직장도 결국은 내 선택의 결과라는 것이다. 이미 벌어진 내 선택과 결정에 대해서 합리화를 해 나가야 한다. 내 선택을 후회하고 부정하는 것은 결국 내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금 현재 내가 몸담고 있는 곳이 바로 이 직장이기에, 이 회사이 책상에 내가 앉아 있는 이유를 찾아내야 한다. 어두운 면만 보이는 것 같은 현재의 직장과 일을 합리화함으로써 스포트라이트를 비출 수 있어야 한다. -P180


이성의 힘이 약해진 우울과 불안 상태에서는, 무언가 중요한 인생의 결정을 하는 것을 권유하지 않는다. 일단 미뤄두자. 내가 더 좋아지기 전까지는. 충분히 안정되고 나아지고 난 후에도 같은 생각이 든다면, 그때는 과감히 뛰쳐나가는 것도 괜찮다. 그만두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지만, 감정에 휩쓸린 결정을 하지는 말자. 후회하는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P186


모두 사랑을 바란다. 모두 애착을 바란다. 항상 사랑받고 관심받고 있음을, 내 생각과 내 느낌에 배우자가 집중하고 있기를 바란다. 가정을 충실하게 지키는 것만이 아내의 덕복이던 상황도 이제는 변했다. 일과 가정 모두 챙겨야 하는 버거운 상황이다. 맞벌이가 많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가정을 유지하는 일은 체력과 정신력 모두를 요구하는 일이다. 정신력과 체력에는 한계라는 것이 있기에 슈퍼맨, 슈퍼우먼 생활이 마냥 계속된다면 그야말로 방전되어버릴 수밖에 없다. 밥만 먹고는 살 수 없기 때문에 서로의 역할에 대한 기대치는 점점 커지는데, 기대가 클수록 실망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요즘의 부부생활이 힘든 것은 이렇게 기대치가 너무나 큰 탓일지도 모른다. - P190


상대를 무작정 바꾸려 드는 것은 더 힘든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나만큼의, 혹은 나보다 더 긴 세월을 살아온 사람이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나를 사랑한다면 이렇게 바뀌어보라고 애원하더라도 아무 소용이 없다. 사랑하지 않아서 바꾸지 않는 것이 아니다. 사랑하는데도 변화되지가 않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배우자에 대해 오해하고 있다. 사랑의 깊이와 행동이 변화되는 것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데도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상태에서의 관계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배우자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합리화시켜야 한다. -p194


가장 먼저 아이의 긍정적인 요소를 찾는 작업이 필요하다. 부모일수록 자녀의 부정적인 면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반대급부를 찾아 균형을 유지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아이의 긍정적인 면을 찾아 칭찬하는 것은 부모 상담에서 많이 나오는 주제들이다. 이 작업은 생각 외로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 아이의 장점을 찾으려는 과정에서 평소에 보지 못했던 아이의 새로운 면들을 관찰하게 되기 때문이다. -p200


내 인생이 괜찮았는지 혹은 그러지 않았는지를 결정하는 존재는 바로 나 자신이다. 나 자신의 결정을 과연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 순간적인 감정에 휩쓸려 내 인생에 대한 그릇된 폄하를 저지르고 있지는 않은가. 내 인생의 성공 여부는 나의 경험과 생각들을 재료 삼아 순전히 내가 결정하는 주관적인 판단이다. 전지전능한 누군가가 너의 인생이 성공한 것인지 실패한 것인지를 결정해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의 결론은 순전히 나만의 생각일 뿐이다. 누군가는 내 인생을 부러워할 수도 있고, 의외로 남들이 보기에 긍정적인 요소가 많은 삶일 수도 있다. 혼자만의 판단에 빠질 것이 아니라, 타인이 보는 나의 인생, 나의 모습에 대해 의견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  -p207


나의 삶은 내가 내린 결정들로 정의된다. 과거에 해온 결정들과 앞으로 해야 할 결정들. 번복할 수 없다면 그 결정들을 계속 합리화해 나가며 스스로에 대한 의구심을 지워 나가야 한다. 인생은 한 번 사는 것이다. 후회 속에서 살 것인지 뻔뻔하고 당당하게 살 것인지는 내가 결정할 문제다. 내 삶의 태도를 통해 내 인생의 장밋빛 유무가 결정된다. 임종의 순간에도 '이만하면 잘 살았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오랜 기간 다져온 합리화의 결과이다. 인생은 수많은 합리화로 점증되어, 살밍 끝나는 순간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p212





가장 중요한 지점은 여우가 남들에게 비난받을 행동을 하지 않으면서 스스로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자기 최면에 돌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만일 그렇다면 지나친 오지랖일 뿐이다. 합리화는 도덕심과 관련되는 문제가 아니다. 타인에게 피해 주는 행동을 한 것도 아닌데 도덕을 논할 수 있겠는가. 무엇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타인의 문제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p222



매거진의 이전글 고생 있는 행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