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회사에서 하루를 보내다 퇴근 전 마지막 담배를 물며 어스름한 하늘을 바라본다. 시골의 하늘은 너무도 고요하고 정적으로 가득해 치열했던 하루를 어색하게 만든다. 때때로 생각이 깊어지면 이 일로 하루를 보낸 게 아쉽게 느껴지도 한다. 백수였던 때보다 금전적인 여유가 생긴 것은 좋긴 하지만, 이상을 좇던 내가 현실에 치여 사는 꼴이 이카루스처럼 느껴지고 다들 이렇게 살아간다라고 스스로에게 주문처럼 타협을 해보려 해도 좀처럼 슬픈 감정이 놓아지지가 않는다. 내일 또 싫은 사람들과 몸을 부대끼며 살아갈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진저리 난다. 날 것 그대로 지금 감정을 옮겨 적어본다. 지친다. 도망가고 싶다. 3번째 퇴직서가 반려되니 짜증만 난다. 차라리 고통 없이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이렇게 살기 싫다. 거지 같은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