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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문규 Feb 02. 2024

마지막 꿈

세상을 천천히 바라보며 걸어가고 싶었다. 나는 천성이 느긋하고 모든 배움이 늦은 난쟁이라 남들처럼 갈 수가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지만, 세상은 자꾸만 내 등을 밀었다. 떨어져 죽어버리라는 것처럼. 버티고 도망치고 다시 억지로 끌어당겨지고 그러면서 한 번 두 번 넘어지니 더 이상 무릎에 힘을 주고 일어나는 게 두려웠다. 뻔한 결과를 알기에 나는 이런 세상과 어울리지 않았음을 깨달았고 이곳은 내가 있을 곳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당신들은 당신대로의 세상에서 행복하기를 바란다. 나는 언제가 들었을 세상 끝에 몰린 난쟁이들이 모여있는 세상에서 살아갈 생각이다. 나의 끝이 다가왔을 때  마지막 불씨를 태워 그들이 있는 세상으로 갈 준비를 할 생각이다. 그곳에서는 어떠한 경쟁도 이상도 꿈꿀 순 없지만, 내가 바라는 모든 것이 있다. 부디 그곳에서는 내가 머물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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