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1000자
내 목은 거북목이라 두 번 꺾어야 하늘을 볼 수 있어. 힘겹게 앞으로 목을 빼고 뒤로 한 번 더 고개를 들고서야 비로소 하늘이 보여. 하늘이 맑은 날이면 너무도 넓은 하늘에 어디로 눈을 돌려야 할지 막막해서 내 눈이 사시가 돼 버릴 것 같아서 차라리 고개를 숙이자 생각하니 어느새 거북목이 돼 버렸다. 그럴 때면 차라리 구름 낀 하늘만 있었으면 좋을 텐데 싶다. 하늘에 가득 찬 구름에 사람들은 우울하다 하는데, 내 눈에는 그렇게 넓고 공허하게만 느껴지던 하늘에도 생기가 생긴 듯 보여서 좋다. 구름의 움직임을 자세히 보면 평소에는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던 구름이 사실은 미세하게 움직이고 있다. 커다란 덩어리라 우리가 미처 느끼지 못할 뿐, 사실은 우리 걸음걸이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하늘 보기를 꺼려 한 나는 보기 싫은 거북목이 되었어도 구름 낀 하늘 보기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