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나랑 잘 지내고 있는가?’를 자주 묻는다.
사람들과의 관계는 어떻게든 유지하려 애쓰면서
정작 나 자신과는 꽤 오랜 시간 서먹하게 지냈다는 걸
이제야 조금씩 인정하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나에게 가장 인색했던 사람도
나를 가장 많이 몰아붙였던 사람도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였다.
“그걸 왜 못했어?”
“좀 더 잘할 수 있었잖아.”
“그 정도는 해야지.”
그렇게 자주 혼내면서도
한 번도 “수고했어” “지금도 괜찮아”라고 말해주지 않았다.
그저 앞으로만 나가야 한다고,
더 나은 내가 되어야만 한다고
쉬지 않고 다그쳤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멈췄다.
지쳐서가 아니라, 더는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아서.
남한테는 관대하면서
내 마음 하나 어루만지지 못하는 이 이상한 모순을
이제는 멈추고 싶었다.
그래서 시작했다.
나랑 친해지는 연습을.
아주 작은 것부터.
예를 들면,
아침에 일어나면 거울 속의 나에게 “잘 잤어?” 하고 말 걸기.
내 기분이 어떤지 묻고,
짜증이 날 땐 그 이유를 차근히 들여다보는 일.
뭔가를 잘 못했을 때,
예전 같았으면 “또 왜 그랬어” 하며 스스로를 몰아붙였겠지만
이젠 이렇게 말한다.
“괜찮아, 너도 사람이잖아.”
말은 쉬운데,
사실 이게 정말 어려운 일이란 걸 안다.
나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는 건
누군가에게 하는 것보다 더 큰 용기와 애정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우리는 너무 오래
자기 자신을 미루고 외면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하루 중 나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을 들여다보면
의외로 비판, 자책, 비교, 한숨뿐이었다.
그러니 친해지려면,
그 언어부터 바꿔야 했다.
“나는 왜 이래?” 대신
“오늘 좀 힘들었구나.”
“그 사람은 다 잘하던데…” 대신
“나는 나만의 속도로 가고 있어.”
이렇게 마음 안에 말을 새로 심는 연습.
그게 곧 나를 이해하는 시작이고,
나랑 친해지는 첫걸음이었다.
요즘은 혼자 있는 시간이 조금 더 편하다.
예전처럼 허전하거나 불안하지 않다.
혼자 카페에 앉아 책을 읽거나
천천히 산책하며 음악을 듣는 순간이
오히려 마음을 풍성하게 채운다.
나와 시간을 보내는 게 낯설지 않아지고,
내 기분과 감정에 민감해지면서
사람 사이에서 불필요하게 애쓰는 일이 줄어들었다.
이제는 누가 뭐라 해도
내가 느끼는 감정을 먼저 들여다보고,
무리한 선택 앞에서는
“이건 지금의 내가 감당할 수 있는지”부터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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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인생은
나와 끝까지 함께 살아가는 과정이다.
사람은 떠나고, 상황은 바뀌고, 모든 건 흘러가지만
내 곁에 단 한 명,
언제나 함께 있어야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바로 ‘나’다.
그러니 나는,
이 소중한 사람과 잘 지내고 싶다.
더 이상 몰아세우지 않고,
조금은 느슨하게,
그러면서도 따뜻하게.
나를 이해하고,
나를 좋아하고,
나를 귀하게 여기는 법을
하루하루 연습해 나가려 한다.
조금 느려도 괜찮다.
아직 서툴러도 괜찮다.
나와 잘 지내는 연습,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