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커튼을 걷지 않은 채 한참을 누워 있었다.
햇살이 방 안으로 스며드는 것도 보지 못한 채,
그저 조용히, 아무 생각 없이 머물렀다.
예전 같았으면 벌써 움직였을 거다.
부지런해야 하고, 뭔가를 이루어야 하고,
그러지 않으면 하루를 망친 것 같았으니까.
그런데 오늘은 조금 달랐다.
움직이지 않는 나 자신을, 그냥 그대로 두기로 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지금 이대로도 충분하다고
속으로 여러 번 말해주었다.
나를 지킨다는 건
사람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무리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의 속도와 감정을 알아차리고, 그걸 존중해주는 일이라는 걸
조금씩 배우는 중이다.
예전엔 참 많이 흔들렸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기분이 왔다 갔다 했고,
거절 한 번 제대로 못 해서
억지로 웃으며 내 마음을 저당 잡히곤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내가 나를 지키지 못했던 시간들이었다.
말을 아껴야 할 자리에 너무 많이 말했고,
떠나야 할 관계 앞에서 끝내 머물렀다.
무례한 사람에게 “괜찮아요”라고 말하고,
참지 않아도 되는 걸 꾹 참고,
그렇게 하루하루 나를 잃어갔다.
하지만 더 이상은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
나를 지키는 일은, 누군가와 싸우는 일이 아니라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일이다.
피곤할 땐 쉬고,
불편할 땐 멈추고,
억울할 땐 말하고,
내가 싫어하는 건 분명하게 선을 긋는 것.
그렇게 내 안에 작은 울타리를 세우는 것이다.
누군가는 그걸 이기적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안다.
그게 진짜 나를 지켜내는 방식이라는 걸.
세상은 끊임없이 바쁘고,
사람들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끊임없이 물어오지만
이제는 더 이상 설명하려 하지 않는다.
나는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버티고 있는지 아니까.
그리고 그걸 알아주는 단 한 사람이 있다면
그건 바로 ‘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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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키는 일은 결국
나를 사랑하는 일과 같다.
조용히 내 편이 되어주는 것.
가장 지친 나에게 가장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는 것.
그리고 남의 기준이 아닌
나의 기준으로 하루를 잘 살아내는 것.
오늘도 나는
내 마음의 경계를 살피고,
지켜야 할 감정을 품고,
나를 잃지 않는 쪽을 택한다.
그게 내가
나를 지키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