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한 지 1년쯤 되었을까.
내 집은 여전히 작고, 아이들은 뛰어다니고,
냉장고는 늘 뭔가 부족하고, 하루는 정신없이 흘러간다.
하지만 마음은 예전보다 훨씬 덜 어지럽다.
나는 이제 더 이상 충동적으로 물건을 사지 않는다.
‘사야 할 이유’보다는 ‘사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먼저 떠올리게 됐다.
예전의 나는
할인 마감 시간에 맞춰 장을 봤고,
예쁜 텀블러를 보면 꼭 하나쯤은 가져야 마음이 놓였다.
아이 물건도, 주방도, 옷장도
‘갖춰야 한다’는 마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다르다.
첫째, 나는 예쁜 수첩을 더 이상 사지 않는다.
기록을 좋아해서 수첩만 보면 마음이 설렜다.
하지만 결국 몇 장만 쓰고 남겨둔 채,
예쁜 수첩은 서랍 속에서 먼지만 쌓였다.
지금은 단 하나의 노트를 끝까지 쓰는 성취감이 더 좋다.
둘째, 인형과 소품류를 사지 않는다.
한때는 집을 ‘예쁘게 꾸미고 싶다’는 욕심으로
감성 소품을 수시로 장바구니에 담았다.
하지만 이젠, 눈에 보이는 것이 적을수록
마음의 여백이 많아진다는 걸 알게 되었다.
지금 내 거실엔 아무 장식도 없지만, 마음은 더 따뜻하다.
셋째, 세일 화장품을 더 이상 사지 않는다.
‘이건 꼭 사야 돼!’라는 말은
나보다 브랜드가 먼저 한 말이었단 걸 알았다.
지금은 내가 쓰는 제품 몇 가지만 남겨두고,
내 피부에 맞는 루틴 하나로 충분하다.
넷째, 아이 장난감을 사지 않는다.
물론 필요할 땐 산다.
하지만 ‘안 사면 불안해서’ 사는 일은 하지 않는다.
오히려 상자와 베개, 헌 책들이
우리 아이에게 더 즐거운 놀잇감이 되어줄 때가 많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 마음을 채우기 위한 쇼핑’을 하지 않는다.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사던 물건들.
잠깐은 기분을 좋게 해줬지만
결국엔 공간을 차지하고, 마음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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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가진 것이 적지만,
마음의 무게는 한결 가볍다.
사지 않기로 한 것들 덕분에
나는 나를 더 자주 들여다보게 되었고,
삶이 더 선명해졌다.
더 가지지 않아도, 나는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라는 믿음.
그 믿음이, 오늘도 내가 미니멀라이프를 계속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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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우리가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은즉 족한 줄로 알 것이니라.”
— 디모데전서 6장 8절
그 말씀처럼,
오늘도 충분히 감사한 하루를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