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평대에서 4인 가족, 충분합니다.

by 소소한빛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우리 가족, 20평대에서 진짜 살아갈 수 있을까?”

아이가 크면 방이 부족해지고, 수납도 모자라고,

공간이 좁으면 숨도 막히지 않을까?


요즘은 ‘넓은 집’, ‘드레스룸’, ‘서재’, ‘아이 방 분리’ 같은 말들이

삶의 기준처럼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작은 집에서 네 식구가 사는 건

어딘가 부끄럽고, 불편한 선택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나는 요즘,

그 모든 기준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

20평대 집에서 4인 가족,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는 걸 몸으로 배우는 중이다.


방은 많지 않지만,

우리는 어차피 함께 있는 시간이 많다.

아이들은 엄마 아빠 옆이 제일 좋다고 말하고,

서로 장난치며 웃는 소리가 집안 가득 울린다.

좁다고 느끼기보다,

가까워서 따뜻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수납공간은 분명 넉넉하지 않지만,

그 덕분에 불필요한 물건을 들이지 않게 되었고,

물건이 줄어드니 마음도 함께 비워졌다.

공간이 작아질수록 삶의 핵심이 더 선명해지는 것 같다.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사이즈가 아니라 마음의 거리라는 걸 매일 새롭게 배운다.


아침엔 좁은 주방에서

엉켜가며 아침밥을 준비하고,

주방과 거실이 분리되지 않아도,

창문이 두 개인 방 하나만 있어도,

아이들은 눈을 반짝이며 자라난다.


물론 불편한 점도 많다.

아이들이 동시에 큰 소리로 울거나 장난감을 널어놓으면

집 안이 순식간에 전쟁터가 된다.

엄마 아빠의 공간은 거의 없다시피 하고,

가끔은 ‘정말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숨 쉬고, 웃고, 부딪히며 살아가는 이 좁은 집이

어쩌면 우리 가족에게는 가장 적당한 크기의 사랑 공간이 아닐까.


누군가는 ‘왜 더 큰 집으로 가지 않느냐’고 묻는다.

언젠가는 필요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이 작은 집이 우리에게 쉼을 주고, 가족을 가깝게 해주는 보금자리가 되어주고 있다.


나는 넓은 공간보다 넉넉한 마음을 더 믿고 싶다.

정리되지 않은 공간보다 정돈된 감정이 더 중요하고,

높은 천장보다 아이가 안심하고 기댈 수 있는 엄마 품이 더 소중하다.


20평대에서 4인 가족,

그저 살아가는 게 아니라,

함께 웃고, 성장하고, 추억을 쌓으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에게 이 집은 결핍이 아니라,

충분히 행복한 하루의 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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