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능력이 있다.
다만, 그걸 잊고 살았을 뿐이다.
아이 둘을 키우고,
일도 놓지 않았고,
매일매일 삶의 장면을 꿋꿋하게 통과해왔다.
가끔 아무도 몰라줘서 억울했고,
가끔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서 지쳤다.
그래서 스스로 “난 아무것도 아니야”
“그저 버티기만 하는 사람”이라 생각한 적도 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아이들과 남편과 이 가정을 오늘까지 지켜낸 내가,
참 대단하다.
지금도 일하고, 밥하고, 아이들을 돌보며
내 몸 하나 가눌 시간조차 없지만
그 와중에도 나는 글을 쓰고, 하나님께 기도하고,
아무도 모르게 내 마음을 다시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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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생각이 좀 달라졌다.
더 이상 누군가를 따라가려 하지 않는다.
누가 더 부자인지,
어느 집 아이가 더 똑똑한지,
어느 집 남편이 더 열심히 사는지는
이제 나와 그리 큰 상관이 없다.
내가 중심이 되는 삶.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조용히 흘러가는 삶.
그게 진짜 나다운 삶이라는 걸
이제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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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많은 걸 가졌다.
능력도 있고, 자식도 있고,
무너졌을 때 다시 일으켜주는 믿음도 있다.
하나님 안에서 하루를 살아낸다는 건
작지만 깊은 평안을 주는 일이다.
나의 노력이 작게 느껴질 때도
하나님은 “넌 잘하고 있어”라고 말씀하신다.
그 말 한마디면 또 하루를 살 힘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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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는 욕심내지 않는다.
크게 성공하고 싶지도 않고,
누구보다 잘나고 싶지도 않다.
그저, 건강하게.
아이들에게 따뜻한 엄마로,
하나님 안에서 기도하는 아내로,
조용하지만 묵직하게 살아가고 싶다.
브런치에 글을 쓰고,
하루에 20분이라도 스트레칭을 하고,
커피 한 잔에 숨을 고르고,
남편과는 때로 다투지만, 그래도 같이 웃고,
아이들과 저녁에 그림책을 펼치고 웃는
그런 평범한 하루가 나에겐 큰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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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돈을 벌어서,
내가 경제를 책임지고,
내 인생을 내가 관리하며 사는 삶.
이건 힘겨운 현실에서 스스로 지켜낸
나만의 독립이고, 나만의 자존감이다.
한때는,
부자들만 이민 간다는 말에
나도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어디서 사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는 걸.
내 삶이 어디서든 나답고 하나님 안에 있다면
그게 곧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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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는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그리고 누구보다도 조용히
나답게 살아간다.
행복하게,
그리고 단단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