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를 가장 지치게 하는 건,
지금 당장 내 앞에 있는 문제가 아니라
아직 일어나지 않은 수많은 가능성들이다.
혹시나 아이가 또 아프면 어쩌지,
남편의 일이 불안정한데 더 어려워지면 어떡하지,
내가 이 일을 끝까지 버틸 수 있을까,
다음 달에도 괜찮을까,
노후는, 나중은, 언젠가는…
이런 생각들이 불쑥불쑥 떠오를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무거워지고,
숨이 턱 막히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안다.
그 많은 걱정 중 대부분은
결국 일어나지 않았고,
일어나더라도 시간 안에서 조금씩 해결되었다는 것을.
그래서 이제는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걱정이 떠오르면, 간단한 계획만 세우고 손에서 내려놓는다.
필요하면 메모장에 몇 줄 적고,
‘이건 이 정도까지 대비했으니 됐다’고 스스로에게 말한다.
불안은 막연함에서 오기에
조금만 구체적으로 그림을 그려보면
그 막연함도 가시처럼 사라진다.
그리고 나머지는,
주님께 맡긴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영역까지
붙들고 있지 않기로 했다.
모든 일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만
오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또 모든 일이
시간 안에서 조금씩 흘러가고,
그 흐름 안에서 어찌됐든
살아낸다는 것도 믿는다.
답이 없는 문제 앞에서는, 그냥 ‘관조’하기로 했다.
해결되지 않는 채로 있는 문제들.
예를 들어 직장 내 갈등,
말로 풀리지 않는 사람들과의 오해,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가족의 아픔.
예전엔 이런 일들을 ‘내가 해결해야만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그 너머는 그냥 지켜보기로 했다.
지켜보되, 마음은 조금 멀리 둔다.
이걸 나는 ‘관조의 태도’라고 부른다.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다치고,
너무 집착하면 무너지고,
그러니 조금 떨어져서 바라보는 것.
그러면 마음이 숨 쉴 틈을 가진다.
그리고 결국엔 다시,
주님께 맡긴다.
“하나님, 제가 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입니다.
남은 것은 주님이 알아서 해주세요.
제가 손 놓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이렇게 기도하고 나면
마음이 잠시라도 가벼워진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할 힘이 생긴다.
지금 내 앞에 놓인 커피 한 잔,
아이의 웃음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그런 작고 평범한 것들이
나를 오늘에 붙잡아준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다짐한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미리 두려워하지 않기로.
어차피 모든 일은,
시간이 지나면 다 조금씩 나아진다는 것을 믿기로.
관조하고, 내려놓고,
오늘을 살아가기로.
그것이
지혜로운 삶이고,
믿음의 삶이고,
내가 바라는 평온의 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