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글을 썼던 건,
그냥 너무 답답해서였다.
누군가에게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정들,
쌓여가는 생각들,
그저 풀 데가 없어 조용히 메모장에 적어보던 것.
처음엔 ‘기록’이었고,
조금 지나니 ‘정리’가 되었고,
이제는 ‘삶을 바라보는 방식’이 되었다.
그리고 그 시작점엔 언제나
책이 있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습관은
내 인생을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바꿔놓았다.
1. 삶을 멀리서 바라보게 해줬다
예전엔 눈앞에 닥친 감정에 휘둘렸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하루가 무너지고,
내가 무능하게 느껴질 때면
그 감정에 완전히 잠식되곤 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다른 이들의 시선과 사고를 접하고,
글을 쓰며 내 감정을 언어로 꺼내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한 발짝 물러서서
내 삶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이건 그냥 지금 내 기분일 뿐이야.’
‘이런 일도 지나가겠지.’
그렇게 관조하는 눈이 생겼고,
그건 너무나도 큰 선물이었다.
2. 내면이 차분해지고, 덜 흔들리게 되었다
책을 읽고 나면 마음이 고요해졌다.
말 많고 시끄러운 세상 속에서도
조용히 책장을 넘기는 행위는
마치 내 안의 물결을 가라앉히는 의식 같았다.
글을 쓰면 더 그랬다.
혼란스러운 마음이 정돈되고,
감정들이 문장으로 옮겨가면서
내 마음이 더는 무겁지 않게 되었다.
어떤 날은 쓰다가 울고,
어떤 날은 쓰다가 웃고,
어떤 날은 문장 하나에 스스로 위로받는다.
그런 시간들이 쌓이면서
나는 점점 더 단단해졌다.
3. ‘나’를 알게 되었다
글을 쓰면서 나는
이 세상에서 내가 누구인지 조금씩 알게 되었다.
나는 무엇에 감동하고,
무엇이 나를 불편하게 만들고,
무엇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인지.
글은 나를 비추는 거울 같았다.
책을 통해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고,
글을 통해 내 삶을 다시 바라보는 일.
그 두 가지가 반복되면서
나는 점점 더 나를 사랑하게 되었다.
4. 신앙의 언어가 내 안에 깊어졌다
책 중에서도 성경책, 신앙 도서,
그리고 믿음 안에서 쓰인 좋은 글들을 읽다 보면
그 안에 담긴 진실과 은혜가 내게로 스며들었다.
기도문처럼 써내려간 나의 글들,
마음속에서 솟구치는 감사의 언어들은
결국 나를 주님께 더 가까이 이끌었다.
5. 삶의 중심이 흐트러지지 않게 잡아주었다
내가 흔들릴 때마다 돌아올 수 있는 중심,
그게 바로 책과 글이었다.
사람들이 몰라줘도, 수익이 나지 않아도,
그 글을 쓰는 시간이 너무 좋아
나는 오늘도 노트북을 편다.
하루에 단 한 줄이라도
내 마음을 써 내려가는 그 행위가
나를 지탱하는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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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은
그 자체로 조용한 기도이며
내 삶을 천천히 변화시키는 은혜였다.
나는 이제 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이 있다는 걸.
그 힘은 내 안에 조용히 자리하고,
내 삶의 방향을 조금씩 바꿔놓는다.
글을 쓰는 나는,
더이상 예전의 내가 아니다.
조금 더 차분하고,
조금 더 단단하고,
조금 더 믿음 위에 서 있는 내가 되었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세상이 뭐라 해도,
나는 오늘도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나를 살아낸다.